[단독]"이주비 1000억 지원" 표심용 구호였나… 예산 500억만 편성
서울시 추경 통해 기금 500억 확보
오세훈 시장이 약속한 금액의 절반
고무줄 정책에 현장은 혼란 가중
2차 모집에만 지원자 384명 몰려
"1000억도 모자라" 조합원들 비판
서울시가 이주비 대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정비사업 조합원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 주택진흥기금 500억원을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6월 지방선거 기간 오세훈 서울시장이 언급한 1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2차 이주비 지원 모집에 조합원 384명이 몰린 가운데 기금 규모가 오락가락하면서 현장에서는 "혼란만 가중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6월 지방선거 유세 당시 주택진흥기금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서울시는 기금 규모 원복 등과 관련한 입장을 따로 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의결한 올해 제2회 추경안을 보면 이 기금 예산은 500억원으로 확정됐다. 10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사실상 반토막 난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선거 유세 때 관련 내용이 나왔던 것은 맞다"면서도 "실제 조사를 해보니 그 정도(1000억원)는 필요가 없어서 예산을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정책이 계속 바뀌면서 현장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주가 진행 중인 서울 시내 한 정비사업 조합원은 "500억원, 1000억원 금액이 너무 고무줄처럼 왔다갔다한다"며 "아직 현장에서는 지원액이 1000억원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정부) 규제가 많아서 서울시가 지원해주겠다고 하며 낸 정책인데 정말 지원해주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500억원이면 충분하다'는 서울시 예측과 달리 현장에서는 이주비 지원이 절실하다. 실제 지난 7월 2∼16일 진행된 2차 이주비 지원 모집에는 7개 단지 조합원 384명이 신청했다. 1인당 1억원으로만 잡아도 384억원이다. 2억원으로 지원을 늘리면 760억원을 훌쩍 넘는다. 정비사업지 조합원들 사이에서 "1000억원도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시는 이 가운데 우선 3개 단지 조합원 37명을 적격으로 판정하고 지원을 확정했다. 2곳은 이주가 진행 중인 단지, 1곳은 이주 직전인 단지다. 총 지원 금액은 93억원, 평균 2억∼3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확보한 500억원의 예산은 지난 6월 말의 220억원에 비해 늘었다. (30일자 22면 참조) 기금 확대와 함께 발표했던 대출 한도 상향과 지원 대상 확대는 그대로 유지한다. 당시 서울시는 대출 한도를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늘리고, 지원 대상을 500명 이하의 중·소규모 조합에서 모든 조합으로 넓히기로 했다.
오는 10월 1∼15일에는 3차 이주비 지원 신청이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1차 신청 때 탈락한 4개 단지 조합원 300명을 포함해 대규모 신청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청 단지 가운데 11∼12월에 이주하는 곳도 있었다"며 "급하게 이주를 해야 하는 단지부터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