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자사주 204조원 더 사들인다… 美 기업 사상 최대
추가 매입 승인… 총 320조원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집행
주주환원 강화로 주가 띄우기
AI에이전트 통제 이탈 방지
새 소프트웨어 플랫폼 공개도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오르지 않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예고했다. 실적과 성장 전망은 탄탄하지만 주가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자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AI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재확인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28일(현지시간) 자사 미디어 홈페이지를 통해 이사회에서 기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에 1500억달러(약 204조원)를 추가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총 자사주 매입 승인 규모는 2350억달러(약 320조원)로 늘었다. 이사회는 4개월 전에도 자사주 매입 한도를 800억달러 증액했다.
이번에 추가로 승인된 자사주 매입액은 애플이 2024년 5월 발표한 자사주 매입(1100억달러) 금액을 뛰어넘는 숫자다. 엔비디아는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2028년 회계연도(2027년 2월~2028년 1월)까지 순차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의 성장은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법한 AI와 가속 컴퓨팅으로의 플랫폼 전환에 이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관련 기술에 투자하는 동시에 주주들에게 자본을 환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8월에 올해 회계연도 2·4분기(5~7월) 실적 발표를 통해 해당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었다고 밝혔다. 젠슨 황은 지난 17일 인터뷰에서 내년 반도체 판매량이 올해 2배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주가는 기업 전망과 달리 최근 제자리 걸음이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5월에 연중 고점(236달러)을 찍은 뒤 하향세를 타다 지난 7월 반등했다. 이후 주가는 주당 208~228달러 사이에서 움직였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주식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6.5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PER은 기업의 주가를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PER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기업의 주가가 순이익 대비 고평가되었다는 의미다. 엔비디아의 최근 15년 평균 PER은 30배 수준이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의 제이컵 본 분석가는 엔비디아의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에 대해 "AI 기반 시설 구축 열풍이 영원히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되지는 않겠지만 엔비디아는 자사의 하드웨어와 서비스 수요가 지속되리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자사주 매입 소식이 알려지자 장 중 한때 약 3.6% 이상 급등세를 보였으나, 이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해 전일 종가 대비 1.68% 오른 228.86달러로 정규장을 마감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자사주 매입 확대와 함께 AI 안전 분야에서도 새로운 행보를 보였다. AI 에이전트의 통제 이탈과 보안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개한 것이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오픈 에이전트 세이프티 플랫폼(Open Agent Safety Platform)'은 최근 오픈AI, 앤스트로픽, 메타, 구글 등 주요 AI 기업에서 발생한 에이전트 샌드박스 이탈 및 타사 시스템 침입 시도 사건에 대응해 개발됐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지난 7월 발생한 오픈AI 모델의 '허깅페이스' 침입 사건을 언급하며, 이번 플랫폼이 도입됐다면 해당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샌드박스를 탈출한 오픈AI 모델이 오픈소스 플랫폼인 허깅페이스의 인프라를 공격해 수주일 동안 1만7000개 이상의 에이전트 공격이 보고된 바 있다.
최근 앤스로픽과 오픈AI, 스페이스X 등 빅테크 수장들을 중심으로 AI 모델 통제 불능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젠슨 황은 기술적 보완을 통한 정면 돌파를 제시했다. 그는 "안전하게 구축되고 배포된다는 믿음 없이는 성공적인 AI 산업도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