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새 역사 쓴 안세영… 이소희·백하나는 24년 한풀이
결승전서 日야마구치 2대 0 완파
사상 첫 女단식 2연패 '전설 등극'
세계 1위 꺾은 이소희·백하나 조
2002년 부산대회 이후 女복식 金
대한민국 배드민턴 여자 대표팀이 나고야벌에서 눈부신 금빛 피날레를 장식하며 한국 배드민턴의 르네상스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사상 최초로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고, 이소희-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 조는 무려 24년 만에 여자 복식 금맥을 이으며 포효했다.
안세영은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3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세트 스코어 2-0(21-17, 21-9)으로 완파했다. 2022 항저우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은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역사상 그 누구도 밟지 못한 여자 단식 2회 연속 우승이라는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랐다. 배드민턴이 1962년 자카르타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여자 단식에서 2회 연속 정상을 차지한 선수는 지금까지 없었다. 남자 단식에서는 자오젠화, 린단(이상 중국)이 2연패를 기록한 바 있으나, 여자 단식에서는 오직 안세영만이 디펜딩 챔피언의 자리를 지켜내며 살아있는 전설로 등극했다.
또한 올해 치른 57경기 중 단 1패만을 기록하며 98%가 넘는 경이로운 승률을 유지 중인 세계 1위의 품격을 여실히 증명한 한 판이었다. 야마구치와의 경기에서는 무려 9연승을 내달렸다.
경기 내용도 압도적이었다. 안세영은 1게임 초반 야마구치의 거센 공세에 맞서 특유의 정교한 스트로크로 상대의 체력을 갉아먹었다. 16-16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 날카로운 대각 스매시로 흐름을 가져온 뒤 21-17로 기선을 제압했다. 승기를 잡은 2게임에서는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냈다. 초반 4연속 득점 후 잠시 동점을 허용했으나, 체력이 고갈된 야마구치를 상대로 파죽의 7연속 득점을 쏟아부으며 일찌감치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앞서 열린 여자 단체전 준결승 패배의 아쉬움을 온전히 씻어내는 순간이었다.
단식의 낭보는 곧바로 복식의 쾌거로 이어졌다. 이소희-백하나 조는 이어 열린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류성수-탄닝(중국) 조와 피 말리는 혈투 끝에 세트 스코어 2-1(26-28, 21-18, 21-18)로 역전승을 거두고 시상대 최상단에 올랐다. 한국 배드민턴이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것은 2002년 부산 대회(라경민-이경원 조) 이후 무려 24년 만이다. 항저우 대회 은메달의 아쉬움도 시원하게 털어냈다.
세계 1위와의 맞대결답게 매 세트 듀스와 역전이 반복되는 벼랑 끝 승부가 펼쳐졌다. 1게임을 26-28로 아쉽게 내준 이소희-백하나는 2게임부터 탄탄한 수비와 예리한 네트 플레이로 전열을 재정비했다. 16-16 동점 상황에서 상대의 범실을 거듭 유도하며 2게임을 21-18로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운명의 3게임, 17-17 상황에서 중국의 류성수가 수비 도중 발목 부상으로 쓰러지는 변수가 발생했다. 기동력이 현격히 떨어진 상대를 마주한 이소희-백하나는 끝까지 냉정함을 유지했다. 18-18 상황에서 빈틈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연속 3득점을 쓸어 담아 기나긴 대혈투의 마침표를 찍었다.
과거의 열세를 극복하고 최고 무대에서 증명해 낸 땀방울이었다. 안세영의 독보적인 위상 재확인과 24년 묵은 여자 복식의 금빛 갈증 해소는 한국 배드민턴이 세계 최정상에 굳건히 서 있음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