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파업·중동전 여파… 제조업 체감경기 4년만에 최대폭 하락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은, 9월 기업경기조사
車 수출·내수 '동반 부진'
명절 특수·연휴 효과로
비제조업은 3년만에 최고

파업·중동전 여파… 제조업 체감경기 4년만에 최대폭 하락

반도체 산업의 호황에도 실물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 체감경기는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만성적인 내수 침체 속에 조업일수 감소와 파업, 중동전쟁 여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명절 '반짝특수'를 누린 비제조업이 경기를 잠시 지탱했으나 제조업의 가파른 침체 탓에 전산업의 체감경기 상승 흐름이 다시 꺾이는 모양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9.5로 전월 대비 4.3p 급락했다. 2022년 9월(-5.8p)에 이어 4년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9월 전산업 CBSI는 99.1로 전월보다 0.5p 하락해 7월 이후 지속해온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전산업 CBSI는 2022년 10월 이후 4년째 기준값(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수가 장기 평균(2003년 1월~2025년 12월)인 기준값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기업 체감경기는 산업별로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특히 제조업 체감경기 추락이 두드러졌다. 제품 재고와 신규 수주, 생산 지표가 나란히 고꾸라진 영향이 컸다.

주력 업종인 자동차는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에 더해 파업 여파와 연휴 가동률 하락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화학물질·제품은 중동 지역 갈등에 따른 수송 차질과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 역시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등의 수주·매출 감소 폭이 컸다.

박용민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일부 완성차 업체의 파업으로 중소 부품업체들이 납품에 차질을 빚고 재고가 늘었다"며 "고무·플라스틱 등 후방산업에도 영향이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제조업 CBSI는 98.9로 전월 대비 2.2p 상승해 2023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추석 명절 특수와 환절기 수요가 겹치면서 음식료품 및 의약품을 다루는 도소매업이 활기를 띠었다. 연휴 효과로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업종의 방문객도 급증했다. 건축·설계 및 반도체 엔지니어링 중심의 전문·과학·기술 업종은 수주가 늘어났다.

하지만 내수 침체와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환율 상승, 원자재 가격 압박까지 더해져 기업들이 느끼는 경영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수 부진'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제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20.9%), 불확실한 경제 상황(16.7%)을, 비제조업은 인력난·인건비 상승(14.5%) 등을 지목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9.9로 전월 대비 0.5p 상승했다. 하지만 경제성장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지 못하면서 다가오는 10월 전산업 CBSI 전망치 역시 99.6으로 제자리 걸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