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도 잘 안됐는데… '인재 정착' 숙제 풀릴까
李, 메가프로젝트 3차회의 주재
사업초부터 정착 수요 파악 지시
기업 "장기간 정착할 여건 중요
협력사 인력 확보 대책도 세워야"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 3대 메가프로젝트의 기업 투자와 인재 정착 대책을 함께 추진한다. 새 생산거점에 숙련 인력을 확보하려면 근로자 가족의 주거·교육·의료 여건도 갖춰야 한다는 기업들의 요구를 반영한다. 신설 국가전략투자보좌관실을 중심으로 기업 투자 일정과 부처별 지원 사업을 조율하고, 가족 동반 이주가 저조했던 혁신도시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정주 계획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제3차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전담 조직 중심으로 원팀이 돼서 속도를 더 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국가전략투자보좌관실 신설 이후 첫 회의로, 정승일 SK 미래성장담당 사장과 김용관 삼성전자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했던 혁신도시 이전기관 직원의 정착 실태는 지역별로 편차가 컸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주율은 1인 가구를 포함해 평균 71%였지만 경북은 51.3%, 충북은 50.5%에 불과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가족 동반 이주가 저조했던 혁신도시 사례를 들어 사업 초기부터 근로자와 가족의 수요를 파악하도록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남권에 메모리 반도체 팹을 각각 2기씩 건설할 계획이다. 장비 설치와 공정 검증을 거쳐 양산 수율을 높이려면 기존 사업장에서 경험을 쌓은 인력이 필요하다.
기업의 인력 확보 요구는 앞선 회의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 6월 29일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한 뒤 7월 6일 1차 점검회의에서 기업들은 전력·용수 확보와 우수 인력 유치, 주거·교통·교육 여건 개선을 건의했다. 8월 10일 열린 2차 회의에서는 부지 확보 일정이 나왔다.
이번 회의에는 국무조정실과 국토교통부·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의 정주 여건 지원 방안 보고가 안건에 포함됐다. 기업이 앞서 요청한 생활 기반 문제를 여러 부처가 함께 검토하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전체 일정을 함께 관리하고 각자의 책임을 명확히 해 투자 지연 요인을 미리 해소하도록 주문했다. 남부권 반도체 벨트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의 추진현황과 향후 계획도 보고 안건에 올랐다.
다만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팹 건설과 인력 배치까지 오랜 시간이 남은 만큼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면서도 "실제 근무지 이동이 시작되면 자녀 교육 등 가족의 생활 기반 전반을 옮기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만큼 직원과 가족이 장기간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협력업체의 인력 확보도 정주 대책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도체 장비업체는 장비 관리와 긴급상황 대응을 위해 고객사 팹 인근에 직원을 상주시켜야 하는데, 업계는 대기업 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도 이주·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와 교통 여건을 함께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email protected] 성석우 박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