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물가·전쟁에 발목 잡힌 美 공화당… 하원 다수당 흔들린다 [격전지로 본 美 중간선거 (1)]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트럼프 중간평가 한 달여 앞으로
하원 판세 민주당 208석 우세속
초접전 10석 뺏으면 다수당 탈환
상원은 격전지 7곳으로 '백중세'
전쟁이 부추긴 물가·기름값 폭등
등록유권자 45% "트럼프 반대"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연방의회의 주도권을 가르는 선거를 넘어 트럼프 2기 미국 정치의 향방과 2028년 대선의 밑그림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에서는 미시간을 중심으로 진보와 중도 노선의 향방이, 공화당에서는 텍사스·조지아 등을 통해 트럼프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주요 변수다. 여기에 관세정책이 농업·제조업 등 지역경제와 유권자 표심에 미치는 영향도 격전지 곳곳에서 시험받는다. 한국계 의원들의 선거와 의회 권력재편 역시 비자·관세·반도체·조선·주한미군 등 한미 현안과 맞닿아 있다. 5회에 걸쳐 주요 격전지를 분석해 2026년 미국 민심의 현주소를 짚고, 이를 통해 2028년 미국 정치와 한미관계의 향방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물가·전쟁에 발목 잡힌 美 공화당… 하원 다수당 흔들린다 [격전지로 본 美 중간선거 (1)]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공화당의 의회 장악력이 흔들리고 있다. 하원에서는 민주당에 유리한 정치환경이 형성됐다. 공화당이 53석을 가진 상원도 다수당을 장담하기 어려운 초접전이다.

■하원 민주 우세…상원 7곳 초접전

현재 판세가 가장 뚜렷하게 움직이는 곳은 하원이다. 무당파 정치매체 쿡폴리티컬리포트는 지난 25일 하원 435석 가운데 민주당 우세·유력·경합우세 지역을 208석, 공화당을 205석으로 분류했다. 나머지 22석은 초접전(Toss Up)이다. 쿡리포트는 이날 15개 지역구 판세를 민주당 쪽으로 조정했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잃을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다수당 기준선은 218석이다. 민주당이 초접전 22석 중 10석을 가져오면 넘는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지난 10일 뉴저지 티넥에서 열린 미 한국상공회의소 세미나에서 민주당이 하원 222~223석을 확보해 다수당을 탈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원은 공화당이 51~52석으로 다수당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쿡리포트는 민주당이 5~15석을 늘려 220~230석을 차지하는 것을 가장 가능성 큰 결과로 제시했다.

전국 여론도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 23일 공개된 NPR·PBS뉴스·매리스트대 조사에서 등록유권자의 53%가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고 공화당은 41%였다. 무당층에서는 민주당 후보 57%, 공화당 후보 32%로 격차가 더 컸다.

상원은 더 복잡하다. 현재 공화당 53석, 민주당과 민주당 성향 무소속 47석이다. 민주당은 4석을 순증해야 다수당이 된다. 50대 50이면 J D 밴스 부통령이 결정표를 던진다. 쿡리포트는 알래스카·아이오와·메인·미시간·뉴햄프셔·오하이오·텍사스 7곳을 초접전으로 분류했다. 5곳은 공화당 의석이다. 미시간과 뉴햄프셔는 민주당 의석이다. 쿡리포트는 한 달 전 상원을 초접전이되 공화당에 다소 유리하다고 봤다. 지난 23일에는 이를 동전 던지기 수준의 백중세로 바꿨다.

■결국 물가…전쟁·관세까지 겹쳐

선거를 관통하는 가장 큰 문제는 경제다. 특히 유권자가 체감하는 물가가 공화당에 부담이 되고 있다. 같은 매리스트대 조사에서 지난 1년간 가계 형편이 나빠졌다는 응답은 34%로 좋아졌다는 응답 20%보다 많았다. 무당층에서는 41%가 나빠졌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6%에 그쳤다.

이란전쟁은 경제 문제와 결합했다. 전쟁이 7개월째 이어지면서 국제유가와 미국 내 휘발유·디젤 가격이 뛰었고, 농업과 운송업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연료비가 선거 현안으로 떠올랐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미국 디젤 평균가격은 갤런당 6.51달러로 1년 전보다 76%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도 격전지 경제와 맞물려 있다. 캐나다와 교역 비중이 높은 메인과 미시간에서는 에너지·자동차 부품 가격이, 아이오와에서는 대중국 농산물 수출과 농가 생산비가, 오하이오에서는 철강·자동차 산업 보호와 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쟁점이 되고 있다. 이 모든 이슈의 중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 지난 21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2%로 떨어졌다. NPR·PBS뉴스·매리스트대 조사에서도 지지 39%, 반대 59%였다.

더 눈에 띄는 것은 투표 이유다. 매리스트대 조사에서 등록유권자의 45%는 이번 의회선거 투표가 주로 '트럼프에 반대하는 표'라고 답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표'라는 응답은 24%였다. 무당층에서도 54%가 트럼프에 반대하는 의미의 투표라고 답했다. 다만 전국 여론조사의 민주당 우위가 그대로 의석수로 연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원은 지역구별 후보와 선거구 구조가 다르고 상원 역시 민주당이 다수당을 되찾으려면 공화당이 보유한 여러 경합주에서 동시에 승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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