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키우는 임대차법…올 분쟁접수 1000건 [임대차2법 실효성 논란]
새 법 시행 6년간 4000건 육박
4년 보장·전월세 상한제 등 도입
집주인-세입자 충돌 갈수록 증가
최근 실거주 규제 강화도 불붙여
정부 부작용 개선 논의는 올스톱
올해 1∼8월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분쟁 접수 건수가 벌써 1000건을 넘어서며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이 새 임대차법 시행(2020년 7월 31일) 이후 갈수록 증폭되는 가운데 새 정부의 초강력 규제까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6년간 누적 분쟁 접수 건수도 4000건에 육박했다.
29일 한국부동산원이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분쟁 접수 건수를 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1087건을 기록했다. 매달 평균 136건이 접수된 것으로, 지난해 연간(952건) 수치를 이미 뛰어넘은 것이다.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는 새 임대차법 시행에 맞춰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분쟁 조정·심의 기구다. 접수 건수를 보면 시행 첫해에는 10건에 불과했다. 이후 2021년 187건, 2022년 419건으로 늘었고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600건을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분쟁 접수 건수가 952건으로 껑충 뛰더니 올해에는 벌써 1000건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 2020년 7월 말부터 시행된 새 임대차법은 '4년(2+2년) 보장'과 '5% 전월세 상한제'를 골자로 하고 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새 임대차법 시행을 계기로 임차인 권리 강화는 물론 임대차 시장의 안정 기조가 더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했다. 시장에서는 긍정 효과도 있겠지만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분쟁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분쟁 접수 건수를 보면 새 임대차법 시행 6년여가 흘렀지만 갈등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누적되는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분쟁이 잦아들어야 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며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갈등 양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상가상으로 새 정부의 실거주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분쟁 양상이 더 복잡해지고,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준석 연세대 교수는 "새 임대차법이 임차인 보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동시에 우려했던 시장 왜곡과 분쟁 급증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초 새 임대차법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공개한 바 있다.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지만 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당시 국토연구원은 '주택임대차 제도개선 방안 연구' 최종 보고서를 통해 △임대차 2법 폐지 △지역지정제도 또는 지자체 위임 운영 △임대인·임차인 자율 적용 △상한요율·정책대상 범위 재설정 등의 4가지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당시 정부는 이를 토대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임대차법 개선과 관련된 논의 및 검토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다.
[email protected] 이종배 전민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