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우크라 지원 끊으려 방위업체 방화까지…에스토니아 "러 정보기관 사보타주"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가 지난 14일(현지시간) 핀란드 로바니에미 아르크티쿰 과학센터에서 열린 '유럽 북극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며 취재진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가 지난 14일(현지시간) 핀란드 로바니에미 아르크티쿰 과학센터에서 열린 '유럽 북극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며 취재진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에스토니아 정부가 지난달 자국 국방 방위업체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 정보기관을 공식 지목했다. 우크라이나를 향한 서방의 군사 지원과 연대를 약화하려는 러시아의 이른바 '사보타주(파괴 공작)'가 유럽 전역에서 노골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성명을 내고 "지난 8월 15일 밤 발생한 방산기업 '밀렘 로보틱스' 건물 방화 사건은 러시아 연방 정보기관이 사주한 사보타주였다고 확신을 갖고 밝힌다"고 발표했다. 마르구스 차흐크나 에스토니아 외무장관 역시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라며 수도 탈린 주재 러시아 대리대사를 전격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 미할 총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X)를 통해서도 "유럽을 위협해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 압박을 줄이려는 광범위한 공세의 일부지만 우리는 결코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를 본 밀렘 로보틱스는 우크라이나군에 최첨단 무인지상차량(UGV)인 '테미스(THeMIS)'를 공급하는 에스토니아의 주요 방산기업이다. 당시 화재는 신속히 진화돼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에스토니아 국내보안국(KAPO)과 라트비아 당국의 공조 수사 끝에 방화를 실행한 라트비아 국적자 3명이 체포돼 이달 중순 에스토니아로 신병이 인도됐다. 마르고 팔로손 에스토니아 국내보안국장은 "이번 공격 수법은 러시아가 유럽 각국에서 벌여온 사보타주 행태와 일관되게 닮아 있어 러시아 연방에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에스토니아 측 발표에 대해 "근거가 없고 경솔하며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억측"이라며 연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최근 독일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을 겨냥한 폭발물 적재 드론 기도 등 유럽 전역에서 러시아 소행으로 의심되는 복합 도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동요하지 않고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민다우가스 신케비치우스 리투아니아 총리와 회담한 뒤 "러시아는 우리의 결의를 약화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시키려 하지만 전장은 물론 동맹의 결속을 흔드는 데도 완전히 실패하고 있다"며 "나토 회원국들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흔들림 없이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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