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바람을 듣고 벽돌 사이를 걷다…창원조각비엔날레 '공명장' [fn 아트스냅]

장인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11월 15일까지…74팀 작품 200여점
성산아트홀·진해역 등 4개 권역 전시
김수자 벽돌 신작·정다 사운드 설치
특별전 2개·시민 참여 프로그램 마련

'2026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열리는 경남 창원시 성산아트홀 7전시실에 설치된 정성진의 '이합군상 Ⅱ'. 페르소나 위 아 촬영·창원문화재단 제공
'2026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열리는 경남 창원시 성산아트홀 7전시실에 설치된 정성진의 '이합군상 Ⅱ'. 페르소나 위 아 촬영·창원문화재단 제공

[파이낸셜뉴스] 도시를 지나는 바람이 전시장 안에서 소리로 울리고, 철길 곁에 쌓인 벽돌 사이로 관람객이 발걸음을 옮긴다. 조각을 따라 경남 창원시의 역사와 일상을 만나는 전시가 열린다.

30일 창원문화재단에 따르면 '2026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이날 개막해 11월 15일까지 47일간 이어진다. '공명장'을 주제로 세계 41개 도시·지역의 작가 74팀(81명)이 작품 200여점을 선보인다. 창원시와 재단이 주최·주관하며 올해 8회째다.

■바람·벽돌과 도시의 공명
전시는 성산아트홀, 창원의집·창원역사민속관, 진해역 일대, 마산어시장 등 4개 권역에서 펼쳐진다. 조혜정·장쥔 공동예술감독이 본전시와 특별전 2개를 기획했다.

전시가 말하는 '공명'은 인간과 물질, 작품과 장소, 서로 다른 기억과 시간이 만나 만드는 울림을 뜻한다. 조각을 주변 공간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바라보자는 취지다.

성산아트홀에 설치한 정다의 신작 '생리적 반응 3: 창원 프로젝트'는 창원 시내 세 곳의 바람을 전시장으로 불러들인다. 센서로 바람의 변화를 실시간 측정해 소리로 바꾸는 방식이다.

진해역에는 김수자의 신작 '연역적 오브제-더 그리드'가 놓인다. 벽돌을 반복해 배열하고 쌓아 실을 엮는 직조의 원리를 건축적 구조로 확장했다. 철길의 선형 구조와 호응하는 작품 사이를 관람객이 걷거나 머물 수 있다.

정다의 작품이 도시의 변화를 귀로 듣게 한다면, 김수자의 작업은 몸을 움직여 공간을 읽도록 한다.

같은 진해역에서 선보이는 심문섭의 '반추'는 나전 기법을 적용한 배를 옛 역사에 놓은 작업이다. 바다의 기억을 품은 배와 만남·이별이 쌓인 역의 시간을 겹쳐 보여준다.

창원의집 누각에서는 마날 알도와얀의 '내 말을 들어줘'를 만난다. 황동으로 만든 입술 형태의 조각을 두드릴 때 생기는 소리와 울림으로 말하기와 듣기의 관계를 묻는다.

경남 창원시 성산아트홀 1전시실에 마련된 '2026 창원조각비엔날레' 전시 전경. 페르소나 위 아 촬영·창원문화재단 제공
경남 창원시 성산아트홀 1전시실에 마련된 '2026 창원조각비엔날레' 전시 전경. 페르소나 위 아 촬영·창원문화재단 제공
경남 창원시 성산아트홀 지하 1층에서 열리는 '2026 창원조각비엔날레' 특별전 '조각 이전의 조각' 전경. 페르소나 위 아 촬영·창원문화재단 제공
경남 창원시 성산아트홀 지하 1층에서 열리는 '2026 창원조각비엔날레' 특별전 '조각 이전의 조각' 전경. 페르소나 위 아 촬영·창원문화재단 제공

■작품 해설·창작에 나선 시민들
특별전 2개도 성산아트홀에서 열린다. 조혜정 감독이 기획한 '조각 이전의 조각'은 조각이 독립된 미술 장르로 자리 잡기 전부터 신앙과 의례, 공동체의 일상에 존재했다는 데 주목한다.

김윤신·심문섭·박석원·정관모·주밍 등 동아시아 작가들의 작업을 '깎기·비우기·묶기·쌓기'라는 행위로 풀어낸다.

장쥔 감독의 '창원조각아틀라스'는 올해 출품작과 역대 비엔날레의 공공조각을 위치 정보로 연결한 지도형 디지털 아카이브다. 작품의 위치와 함께 창원의 역사·지리·문화적 맥락을 살필 수 있으며, 전시가 끝난 뒤에도 기록을 축적하는 플랫폼으로 남는다.

오는 10월 1일에는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국제 학술 콘퍼런스 '공명 네트워크'가 열린다. 국내외 비엔날레·예술 축제의 감독·큐레이터들이 조각과 도시·사회의 관계를 논의한다.
'공명 도슨트'는 창원 거주 이주민과 유학생 등이 각자의 언어로 작품을 해석해 7~8개 언어의 오디오 가이드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어린이·청소년·시니어가 참여하는 조각 워크숍도 이어진다.

전시장과 연계한 창원시티투어버스를 운영하고, 가이드북에는 지역 미술관·갤러리 전시 정보를 담은 '공명 아트맵'을 실었다.

[email protected]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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