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에도 투자 평가는 3G형…정부, 통신 투자기준 바꿔야"
조경태, AI 개발·클라우드 비용 별도 집계 촉구
통신망 고도화 위한 AI 무형자산 세액공제도 검토 요구
[파이낸셜뉴스] 통신사의 투자 규모를 기지국과 케이블 등 유형 설비 중심으로 평가하는 정부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공지능(AI)으로 통신 품질을 높이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클라우드 이용 비용 등이 기존 설비투자 통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투자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하구을)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통신사의 AI 투자를 별도로 집계하는 보조지표 도입과 AI 무형자산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를 정부에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에 따르면 통신3사의 명목 설비투자액은 5G 상용화 첫해인 2019년 약 9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약 6조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약 7% 감소했다. 이를 근거로 통신사들이 AI 사업에 집중하며 통신망 투자를 소홀히 한다는 비판이 반복되지만, 설비투자액만으로는 달라진 투자 구조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조 의원의 지적이다.
통신망 고도화 방식은 장비 증설에서 AI를 활용한 운영 효율화로 넓어지고 있다. 조 의원이 제시한 해외 사례를 보면 호주 옵터스는 추가 장비나 주파수 없이 AI로 기지국 전송 속도를 20% 이상 높였고, 일본 소프트뱅크는 5G 업로드 속도를 약 30% 개선했다.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1시간가량 걸리던 장애 대응 시간을 몇 분으로 줄였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은 회계 처리 방식에 따라 설비투자 통계에서 빠질 수 있다. AI 소프트웨어 개발비는 연구비로, 클라우드에서 GPU 서버를 빌리는 비용은 이용료로 처리될 수 있고, AI 기업 지분투자도 설비투자와 별도로 기록된다. 기지국 수와 유형 설비 투자액에 무게를 둔 평가로는 이런 변화를 포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조 의원은 기존 설비투자 지표를 유지하면서 소프트웨어·데이터 투자, AI 모델 학습·운영비, 클라우드 이용료, AI 연구개발(R&D), 국내외 AI 기업 지분투자를 정기적으로 집계·공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연내 종합대책에 이 같은 'AI 투자 보조지표 체계'를 담아야 한다는 요구다.
해외 투자지표도 참고 사례로 제시했다. 미국 버라이즌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설비투자를 발표하고, 프랑스 오렌지는 무형자산을 포함한 자체 투자지표를 공시한다. 영국 에너지 규제기관 오프젬은 설비투자와 운영비를 합친 총지출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세제 지원 확대도 요구할 계획이다. 조세특례제한법상 통합투자세액공제 대상 무형자산과 신성장·원천기술의 범위를 넓혀, 통신망 고도화에 쓰이는 AI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투자도 공제받을 수 있도록 검토하자는 것이다. 조 의원은 과기정통부와 재정경제부의 협의를 촉구하고 국감 이후 관련 법안 발의도 검토할 방침이다.
조 의원은 "잘못된 평가 기준은 잘못된 숫자로, 잘못된 숫자는 잘못된 정책으로 이어진다"며 "우리가 AI 강국을 지향한다면, AI 강국에 걸맞은 투자 기준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윤홍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