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지자체 미래대응기금發 교부세 축소 반발 확산…"재정 위험 지방에 전가"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행안부 의견조회서 62곳 반대·우려
내년 정률분 기존 산식보다 30.5조 감소 추정
"교부세 줄고 지방 재정자주권 약화"
경기·충남, 감소분 보전·배분기준 손질 요구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내년부터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면서 지방교부세 산정 기준에서 기금 적립분을 제외하기로 하자 지방정부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안대로면 내년 지방교부세 정률분은 기존 산식보다 약 30조5000억원 줄어드는 가운데, 행정안전부 의견조회에서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와 전국 62개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자주권 약화와 교부세 감소 등을 이유로 반대하거나 우려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지방교부세법 개정안 관계기관 의견조회 결과'에 따르면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와 전국 지자체 62곳이 개정안에 우려 또는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면서 지방교부세 산정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현행 내국세의 19.24%인 지방교부세 법정률은 유지하되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는 금액을 내국세에서 먼저 제외한 뒤 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내년 정률분 교부세는 기존 산식을 적용했을 때보다 약 30조5000억원 적게 산정된다.

지자체들은 교부세를 줄이는 대신 기금 사업을 통해 지방에 재원을 배분하는 방식이 지방의 자주재원을 축소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세수 감소와 증가 때 지방이 부담하는 위험이 비대칭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경기도는 "결산액이 예산액에 미달하면 차액을 지방이 부담하면서, 초과하는 경우 추세치를 상한으로 해 초과분을 정산에서 배제하는 비대칭 구조"라고 의견을 냈다.

부산시도 "초과세수까지 기금으로 출연하는 것은 지방재정에 불리하다"며 지방재정이 악화할 경우 미래대응기금을 활용한 지방정부 지원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원도는 지방재정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미래대응기금으로 넘기는 규모를 제한해야 한다며 '70% 이하'를 제안했다. 경남도는 지방교부세 의존도가 높은 지방정부일수록 타격이 커져 지역 간 재정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며 "지방재정에 대한 충분한 사전 영향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행안부가 지방교부세 30조원을 기금으로 이관하겠다면서 어느 지자체에서 얼마의 예산이 줄어드는지 세부 산정 내역과 법적 근거조차 공개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직접 실시한 의견조회 결과를 봐도 의견을 낸 지자체들이 반대와 우려를 표명했다"고 비판했다.

지방정부의 우려는 전날 열린 당정협의회에서도 제기됐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미래대응기금 조성 및 지방교부세 개편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고 광역단체장들의 의견을 들었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미래대응기금 지방계정의 '지방미래성장지원금'에 별도의 배분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존 보통교부세 산식을 그대로 적용하면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인 경기도가 기금 배분 대상에서도 제외될 수 있다는 이유다.

경기도는 기본배분 30%, 균형발전 40%, 미래성장 수요 30%를 반영하는 신규 배분 방식을 제시했다. 기존 보통교부세 배분 여부와 별개로 모든 지방정부가 일정 재원을 배분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미래대응기금 신설에 따른 지방교부세 감소분 보전을 요구했다. 충남도는 현행 산식에 따르면 지방교부세가 약 8조5000억원이지만 미래대응기금 도입으로 이 가운데 약 2조6000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박 지사는 "올해 초과 세수만큼은 미래대응기금으로 전액 이관하지 말고 지방정부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 성장동력에 추가 세수를 투자한다는 기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방재정의 안정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충남도는 지방교부세 감소분 보전과 함께 교부세 법정률을 현행 19.24%에서 22%로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3으로 조정하고 미래대응기금 내 지방계정의 배분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행안부는 지자체 의견을 향후 입법 과정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방재정 여건이 어려워질 경우 미래대응기금을 활용해 지방정부를 추가 지원해 기금이 재정 안정화 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정부 의견을 향후 입법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하고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 개선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미래대응기금 #지방교부세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