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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호르무즈' 나선 아부다비 왕세자… 3000억弗 국부펀드 대형 인프라 투자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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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이란과의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아부다비의 왕위 계승자인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 나흐얀 왕세자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에 대응하는 메가 인프라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전쟁 발발 수주 전 3000억달러(약 400조원) 규모의 국부펀드 '리마드 홀딩'의 수장으로 취임한 칼리드 왕세자는 최근 전략적 요충지인 '아부다비 포트'를 약 90억달러 가치로 사모화(상장폐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소식통에 따르면, 리마드는 분쟁 지역인 호르무즈 해협 외곽 지역의 신규 항만 인프라 확충에 향후 수백억 달러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아부다비가 추진 중인 이른바 '제로 호르무즈' 전략의 일환이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이 실질적으로 통제해 온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칼리드 왕세자는 블랙록, 싱가포르 테마섹, 아부다비 국립석유회사(ADNOC) 등과 함께 에너지 수송, 물류, 용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최대 300억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를 유치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이란의 위협 속에서도 석유, 석유화학,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의 수출길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아부다비는 호르무즈 해협 바깥쪽이자 오만만에 면해 있는 푸자이라 항만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ADNOC 역시 푸자이라를 통한 원유 수출 역량을 2배로 늘리기 위해 제2 송유관 건설을 가속화하고 있다. 타니 알 제유디 UAE 외교통상부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여부와 상관없이 해협 의존도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는 심각한 안보 위험이 상존한다. 푸자이라 항만 지역은 과거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받은 바 있으며, 지난 3월에도 요격된 드론 파편으로 인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8월에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도에 반발해 UAE가 대(對)이란 경제 관계 단절을 선언하는 등 양국 간 긴장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와킬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디렉터는 "'호르무즈 탈피' 정책은 해협의 불확실성으로부터 UAE를 보호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변화하는 전쟁 양상과 이란 및 대리 세력의 확장된 타격 거리를 고려할 때, 호르무즈 외곽의 인프라 역시 공격 목표가 될 수 있음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모하메드 빈 자예드 UAE 대통령의 장남인 칼리드 왕세자는 외교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그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의 회담을 비롯해 대중국 외교를 주도하는 한편, 미 정부 및 월가 거두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중동 비즈니스와 정치의 핵심 실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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