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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가공세에 밀린 日로봇업체들, 美투자 확대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화낙·야스카와, 현지 공장 신설
인력 부족에 AI 로봇 시장도 주목
부품 조달·관세 부담은 과제

일본 화낙 홈페이지. 출처=연합뉴스
일본 화낙 홈페이지.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산업용 로봇업체들이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에서는 현지 업체의 저가 공세로 입지가 흔들리는 반면 미국에서는 공장 인력 부족으로 자동화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기술기업의 인공지능(AI)을 로봇에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30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대표 산업용 로봇업체 화낙은 미 미시간주 폰티액의 옛 제너럴모터스(GM) 공장 부지에 9000만달러(약 1219억원)를 투자해 공장과 물류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2027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화낙은 자동차 공장 등에서 용접·도장·조립·운반 작업을 하는 로봇과 공작기계를 제어하는 장치를 만드는 기업이다.

일본 업체들이 미국 사업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중국 시장의 경쟁 심화가 있다.

일본 기업들은 오랫동안 중국 산업용 로봇 시장을 주도했지만 에스턴오토메이션과 이노밴스테크놀로지 등 현지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인텔리전스리소스에 따르면 화낙은 지난해 중국에서 출하량 1위 자리를 내줬다.

반면 미국에서는 공장 인력 부족이 로봇 도입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AI 개발을 선도하면서도 산업용 로봇 분야에는 시장을 주도하는 자국 업체가 없다는 점도 일본 기업들에 기회다.

오카산증권 추산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미국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화낙의 점유율은 56%였고 야스카와전기는 7%로 3위였다.

매출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화낙과 야스카와의 미주 지역 합산 매출은 2023회계연도에 중국을 넘어섰다. 2025회계연도에도 미주 매출은 3607억엔으로 중국의 3445억엔을 웃돌았다. 화낙의 2026년 3월기 연결 매출에서 미주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7.1%, 중국은 26.6%였다.

미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겨냥한 생산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야스카와는 위스콘신주에 1억8000만달러(약 2438억원)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2029년 2월에 끝나는 회계연도까지 AI를 탑재한 산업용 로봇의 현지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나치후지코시도 인디애나주 기존 공장에 자동 조립라인을 설치해 이르면 올해 로봇 생산에 나선다.

화낙은 미국에서 이미 생산하는 자동차 도장용 로봇 외에 주력 산업용 로봇의 현지 생산도 검토한다.

엔비디아·구글 등과 협력하며 '피지컬 AI'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AI와 센서, 로봇을 결합해 기계가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현실에서 자율적으로 작업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다만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고 비용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 부품인 모터와 전자회로기판 등을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화낙의 협력사 대부분은 수십 년간 회사의 품질 기준에 맞춰 기술을 축적한 일본 기업이다. 미국에서 같은 수준의 공급업체를 찾거나 육성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야마구치 겐지 화낙 사장은 "부품을 현지에서 조달하지 못하면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로봇을 생산해 완제품 관세를 피하더라도 일본 등에서 들여오는 부품에는 관세가 붙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7월 로봇 관련 제조품에 12.5%의 추가 관세가 발효됐다.
중국 시장의 규모도 여전히 압도적이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 대수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3만8400대였지만 중국은 35만 대에 달했다. 일본 업체들은 중국의 대규모 수요에 대응하면서 미국에서는 현지 생산과 AI 협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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