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억 터졌는데 1200억 내놓으라니"...로또 당첨 자랑했다가 이혼 전 아내에 절반 뜯길 판
[파이낸셜뉴스] 단돈 5유로(약 7500원)로 3400억 원이 넘는 초대형 복권에 당첨된 이탈리아 남성이 당첨금을 수령하기도 전에 거액의 법정 공방에 휘말렸다. 사실상 남남처럼 지내던 별거 중인 아내가 "당첨금의 절반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30일 KBS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코모 호수 인근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최근 자국 로또 복권인 '슈퍼에날로토(SuperEnalotto)' 1등에 당첨돼 2억 2300만 유로(약 3428억 원)를 거머쥐게 됐다. 1부터 90까지의 숫자 중 6개를 모두 맞춰야 하는 이 복권의 1등 당첨 확률은 약 6억 2200만 분의 1로 미국 파워볼이나 유럽 연합 복권 유로밀리언스보다 당첨이 어렵기로 악명 높다. 이번 당첨금은 2019년(2억 900만 유로)을 넘어선 역대 단일 당첨자 최고액 수준이다.
그러나 대박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남성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지인들에게 당첨 사실을 털어놓은 것이 화근이 됐다. 소문은 600km 넘게 떨어진 곳에서 따로 살던 아내의 귀에까지 들어갔고, 아내는 즉각 변호인단을 꾸려 세후 당첨금의 절반인 약 8000만 유로(약 1230억 원)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아내 측 변호인단은 두 사람이 2023년 4월 혼인 당시 채택한 '부부공유재산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해당 제도하에서는 결혼 이후 취득한 부동산, 주식, 소득은 물론 복권 당첨금까지 명의와 무관하게 50대 50 공동소유가 원칙이라는 설명이다.
아내 측은 "단순히 떨어져 지내는 '사실상 별거'는 법적 이혼이 아니며, 법원의 정식 이혼 판결 전까지는 혼인 관계와 공유재산 효력이 온전히 유지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대법원 판례 역시 개인 돈으로 산 복권이라도 당첨금은 부부 공동재산에 속한다고 보고 있어 남성 측의 고전이 예상된다.
이번 사건은 국경을 넘어 유럽 전역의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프랑스 방송 TF1은 시민 인터뷰를 통해 "별거 중이라도 나누겠다"는 반응과 "속이 뒤집힐 일"이라는 엇갈린 여론을 조명하기도 했다.
특히 국가별 법 체계에 따라 당첨금 분할 기준이 판이해 눈길을 끈다. 프랑스의 경우 실질적인 공동생활이 중단된 별거 시점을 기준으로 판결 효력을 소급 적용할 수 있어, 배우자의 당첨금 독점이 법적으로 가능하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들은 이탈리아와 유사하게 법적 이혼 완료 전까지 부부공유재산제를 강력히 인정해 분할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원칙적으로 복권 당첨금을 '특유재산'으로 분류한다. 부부가 함께 일군 재산이 아닌 오롯이 개인의 행운으로 얻은 소득으로 보기 때문에, 별거나 이혼 소송 중 당첨금을 배우자에게 분할해 줄 법적 의무는 없다. 다만 복권 구매 자금을 지원했거나 장기간 당첨금을 유지·증식하는 데 기여한 바가 객관적으로 입증될 때만 예외적으로 기여도가 인정된다.
한편 중국은 특별한 서면 약정이 없는 한 혼인 중 발생한 당첨금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규정하며, 배우자 몰래 당첨 사실을 숨기다 적발될 경우 엄격한 재산 은닉죄 처벌까지 뒤따른다.
역대급 행운 뒤에 찾아온 초대형 법정 분쟁에 현지 매체들은 "남성이 아직 당첨금을 공식 수령하지 못한 채 법적 대응책을 고심 중"이라며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