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비 1975억 중 1683억 자율주행… 국회 반영 총력
민주당 지도부와 국회서 예산협의
AX·UAM·자원순환 등 10개 사업
공공기관 이전·G20 유치도 건의
당·예결위·제주도 상시협의 가동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도가 2027년도 정부예산안의 국회 심의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10개 사업 1974억9000만원의 국비 반영을 요청했다. 이 가운데 1683억원은 제주형 자율주행 실증도시 구축에 집중됐고, 예산 외 정책 현안으로 2차 공공기관 제주 이전과 2028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주 유치도 지원을 건의했다.
30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2026년 제주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비사업과 주요 제도·정책 현안을 논의했다.
예산정책협의회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국회가 심사하는 단계에서 지방정부가 정당 지도부와 국회에 지역 현안과 필요한 사업비를 설명하는 자리다.
민주당에서는 김민석 당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권칠승 정책위의장,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염태영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 김태선 당대표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제주에서는 위성곤 제주도지사와 문대림 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 김한규·김성범 국회의원, 송영훈 제주도의회 의장이 함께했다.
제주도가 국회 반영을 요청한 국비사업은 10건이다.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은 제주형 자율주행 실증도시 구축으로 1683억원을 요청했다. 전체 요청액의 약 85%에 해당한다.
제주도는 그동안 축적한 자율주행 실증 경험과 도심·관광지·중산간 등 서로 다른 주행환경을 활용해 제주를 국가 자율주행 기술의 실증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도심항공교통(UAM) 지역시범사업에도 100억원을 요청했다. 제주 자원순환 클러스터 조성은 37억원, 글로벌 휴가지 원격근무 허브센터 유치는 36억4000만원이다.
인공지능과 산업 전환 관련 예산도 포함됐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데이터센터 실증을 위한 제주권 인공지능 전환(AX) 개념검증 사업에 33억원, 지역특화 농업 AX 플랫폼 구축에 20억원을 건의했다.
AX는 인공지능을 산업과 업무 과정에 적용해 생산·운영 방식을 바꾸는 인공지능 전환을 뜻한다. 개념검증(PoC)은 대규모 사업에 들어가기 전 기술이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는지를 먼저 시험하는 단계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재난·안전 취약지역에 폐쇄회로텔레비전(CCTV)과 비상벨을 설치하는 사업에는 25억5000만원을 요청했다.
제22회 제주포럼 개최 지원 30억원과 K-관광 아카데미 운영 5억원, 제주국제공항 기반시설 확충 평가와 항공좌석 공급 확대방안 연구 5억원도 국회 반영 대상에 올렸다.
제주도는 예산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제도·정책 현안 10건도 별도로 제시했다. 추자·부유식 해상풍력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고 2028년 G20 정상회의를 제주에 유치하는 방안, 2차 공공기관 이전 때 제주를 포함하는 문제 등이 핵심이다.
도민 항공이동권 보장과 제주공항 소음대책 확대, 제주신항 개발을 위한 제주항 국가관리항 전환도 건의했다.
글로벌 인공지능 허브 제주 조성과 전국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에 대비한 제주 시범지역 선정, 4·3특별법 개정안 처리도 지원을 요청했다.
청정수소를 국내 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고 농작물재해보험 대상품목을 확대하는 방안도 현안 목록에 포함됐다.
위성곤 지사는 "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사업을 제주에서 실증해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힘을 모아달라"며 "공공기관 이전과 G20 정상회의 유치 등 제도와 정책으로 풀어야 할 현안에도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영훈 제주도의회 의장은 지방재정 문제를 별도로 제기했다. 송 의장은 "미래대응기금 도입 과정에서 지방재정의 안정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내국세 감소에 따른 지방교부세 변동을 보완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방미래성장지원금 일반재원을 확대하고 제주에 최소 3%를 배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개별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민석 대표는 "교통권과 기후경제수도, 한국마사회를 포함한 공공기관 이전 문제에 대해 큰 틀에서 공감대를 갖고 있다"며 "관련 현안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제주권 AX 실증사업을 비롯해 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산업모델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비공개 협의에서도 정부의 국가균형성장 전략에서 제주가 독자적인 위상을 가질 수 있도록 검토하고 4·3특별법 개정과 공공기관 이전, 글로벌 인공지능 허브와 G20 정상회의 유치도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주도와 민주당은 이날 협의 결과를 실제 국회 예산 심의로 연결하기 위해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국회 예결위, 제주도 기획조정실 간 상시 협의채널을 가동하기로 했다.
제주 입장에서는 1974억9000만원의 요청액 가운데 실제 국회 심의에서 얼마가 반영되는지와 1683억원 규모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이 어떤 형태로 예산에 담기는지가 우선 확인할 지점이다. 예산 밖에서는 공공기관 이전과 G20 유치, 해상풍력의 국가계획 반영 등이 정부 정책으로 구체화되는지가 후속 과제로 남았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