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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줄 필요했다"...30층 외벽 작업자 '생명줄' 잘라간 70대 노인 '발칵'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70대 노인이 빨랫줄로 사용하기 위해 한 고층 건물 외벽 작업자의 안전로프 일부를 잘랐다. 사진=SCMP캡처
중국의 한 70대 노인이 빨랫줄로 사용하기 위해 한 고층 건물 외벽 작업자의 안전로프 일부를 잘랐다. 사진=SCMP캡처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아파트 2층 주민이 빨래를 널겠다는 이유로 고층 외벽 작업자의 안전로프를 가위로 잘라내는 황당한 일이 벌어져 현지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자칫 대형 추락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2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7일 중국 광둥성 포산시의 한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외벽 보수 작업을 하던 작업자 류 모 씨는 최고 30층 높이에서 작업을 마친 뒤 2층 작업 발판까지 하강했다. 그러나 발판에 도착한 류 씨는 자신의 안전로프 가운데 하나가 흉기에 의해 싹둑 잘려 나간 것을 발견했다. 주변 바닥에는 잘려 나간 로프 잔해가 널브러져 있었다.

류 씨가 사용하던 안전로프의 전체 길이는 약 120m였으나, 이 중 10m 이상이 잘려 나가 길이가 부족해지는 바람에 1층 지상까지 내려가는 작업을 정상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다행히 로프가 잘려 나가던 순간 해당 줄에 체중을 싣고 고공 작업을 하던 인원이 없어 천만다행으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진상 조사 결과 로프를 훼손한 범인은 해당 건물 2층에 거주하는 70대 후반 주민으로 확인됐다. 이 주민은 "빨래를 널 줄이 필요해 잘랐을 뿐"이라며 "이 줄이 고층 작업자가 사용하는 안전장비인 줄은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작업자 류 씨는 가해 주민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경찰에 정식 입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아파트 관리사무소 중재 하에 파손된 로프에 대한 변상금 조로 400위안(약 8만 원)을 요구하고 합의했다.

그러나 이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 온라인 공간은 발칵 뒤집혔다. 현지 SNS 웨이보 등에서 관련 해시태그 조회 수가 6100만 회를 돌파하는 등 거센 공분이 일었다.

누리꾼들은 "작업자가 매달려 있었다면 즉사했을 텐데 사실상 살인미수나 다름없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생명과 직결된 안전장비를 훼손한 행위가 면죄부를 받아선 안 된다", "피해자의 처벌 불원과 별개로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법률 전문가들은 형사 처벌 및 민사상 추가 손해배상 가능성을 지적했다. 산시하오궁법률사무소의 왕하오궁 변호사는 "비록 배상액이 경미해 단순 절도죄 적용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타인의 재산권을 명백히 침해한 불법 행위"라며 "작업 중단으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짚었다. 다만 중국 현행법상 75세 이상 고령자는 형사 처벌 시 감경 혜택을 받는 조항이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이전에도 안전로프 훼손으로 인한 추락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12월 허난성 정저우에서는 공사 소음 갈등 끝에 주민이 외벽 작업자의 로프를 고의로 끊어 작업자가 4층 높이에서 추락해 전신 골절상을 입었다. 가해자는 고의상해 혐의로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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