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오디세이와 스크린쿼터
"왜 다들 아이맥스, 아이맥스 하는지 알겠다. 다음에도 여기서 보고 싶다." 영화 '오디세이'를 서울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에서 본 관객의 말이다. 영화에서 '관람' 못지않게 '체험'의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이제는 무슨 영화를, 어디서 볼지가 중요해졌다. '오디세이'를 일반관에서 보고도 '용아맥' 표를 다시 구하려는 관객이 있는 이유다.
숫자도 변화를 보여준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아이맥스·4DX·스크린X 등을 포함한 특수상영 매출은 4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3% 늘었다. 관객 수는 285만명으로 49.0% 증가했다. 전체 극장 매출에서 특수상영이 차지하는 비중은 7.9%이지만, 성장세는 전체 극장 매출 증가율을 앞질렀다.
홀드백이 점차 짧아지는 가운데 특수상영은 극장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동시에 고민이 따른다. 스크린쿼터 때문이다. 현행 제도에 따라 365일 운영하는 스크린은 연간 최소 73일 한국영화를 상영해야 한다. 특별관도 예외는 아니다. 용아맥의 올해 한국영화 상영일은 35일로, 연말까지 38일을 더 채워야 한다. 그런데 남은 석 달 톰 크루즈 신작 '디거'를 시작으로 '어벤져스: 둠스데이' '듄: 파트3' 등 특별관 포맷에 적합한 외화 블록버스터가 개봉을 앞뒀다.
지난해 말 일반관 포맷의 코미디 영화 '윗집 사람들'이 용아맥에 걸린 사례가 있다.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을 채우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스크린쿼터의 취지는 중요하다. 다만 특별관에서는 관객의 기대치도 무시할 수 없다. 특별관에 어울리는 한국영화가 충분하지 않을 때마다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객의 생각은 어떨까. 영화전문지 '씨네21'이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SNS에서 진행한 설문에는 1368명이 참여했다. 응답자의 81.4%가 특별관의 스크린쿼터를 면제하거나 적용 일수·방식을 바꾸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71.4%는 특별관에서 볼 영화를 고를 때 그 상영관의 기술적 특성에 적합한지를 주요 기준으로 삼았다.
한국영화 보호와 관객의 니즈 사이, 대안은 없을까? 의무상영일을 스크린마다 계산하지 않고 영화관 전체에서 합산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한국영화 상영일의 총합은 유지하되 각 관의 편성을 조정하는 것이다.
상영일의 총량이 같다고 한국영화 보호 효과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제도를 손질하려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핵심은 유연성이다. 제도의 취지는 살리면서도 달라진 관람 환경을 감안한 탄력적 운용이 필요하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