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응기금 200조 넘기나…초과세수 56.2조, 국회 심사가 변수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반도체 호황으로 올해 내국세가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보다 56조 2000억 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가 내년부터 최근 10년간 내국세 증가 추세를 웃도는 '추가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기로 한 가운데, 올해 발생할 '초과세수'를 어디에 쓸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미래대응기금 재원은 162조 3000억 원이다. 여기에 올해 초과세수 가운데 얼마를 추가로 적립하느냐에 따라 기금 규모가 200조 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그러나 추가세수와 달리 올해 초과세수의 사용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국채 상환과 미래대응기금 적립, 결산 후 세계잉여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분 규모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미래대응기금을 정부의 '쌈짓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비판에 더해 기금 적립 확대에 따른 지방재정 위축 우려도 제기되면서 국회 법안 심사가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추가세수 162.3조는 기금으로…초과세수 56.2조는 어디로
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내국세 수입은 424조 3000억 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실적(330조 2000억 원)보다 94조 1000억 원, 추경 당시 전망치(368조 1000억 원)보다 56조 2000억 원 많다.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와 소득세 등이 크게 늘어간 영향이다.
이같은 내국세 수입은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재원이다.
다만 기금 재원에서는 '추가세수'와 '초과세수'를 구분해야 한다. 추가세수는 다음 연도 예산안의 내국세 세입예산이 최근 10년 내국세 추세치(6.2%)를 웃돌 경우 그 초과분을 뜻한다.
반면 초과세수는 해당 연도의 내국세 수입 전망이 당초 세입예산을 웃도는 금액이다. 추경이 편성된 경우 추경 세입예산을 기준으로 한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안'은 기금의 재원을 추가세수와 초과세수, 기금운용수익금 등으로 규정했다. 올해 발생한 초과세수를 기금에 전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법안은 지난달 4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회부됐다.
정부가 지난달 1일 발표한 '2027년 예산안'에서 미래대응기금에 반영한 추가세수는 162조 3000억 원이다. 내년 기금 가운데 45조 4000억 원을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투자하고, 12조 5000억 원은 국채 신규 발행 축소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재추계로 확인된 올해 내국세 증가분 56조 2000억 원은 '2026년 초과세수'에 해당한다.
문제는 '전입할 수 있다'는 것이 초과세수 전액을 기금에 넣는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올해 발생한 초과세수 가운데 얼마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할지 결정되지 않았다.
기획처 관계자는 "미래대응기금에 들어올 수 있는 부분은 내국세"라면서도 "그중 얼마를 미래대응기금에 넣을지는 다른 것과 종합적으로 같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200조까지 37.7조…국채상환이냐 기금적립이냐
초과세수의 배분 결과에 따라 내년도 미래대응기금의 재원 규모는 크게 달라진다.
정부가 이미 반영한 162조 3000억 원에 올해 내국세 초과분 56조 2000억 원을 모두 전입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미래대응기금 재원은 218조 5000억 원까지 늘어난다.
200조 원을 기준으로 보면 필요한 추가 전입액은 37조 7000억 원이다. 올해 내국세 증가분 56조 2000억 원의 67.1%만 기금에 추가로 들어가도 162조 3000억 원과 합쳐 200조 원을 넘긴다.
반대로 56조 2000억 원 가운데 18조 5000억 원 이상이 국채 상환 등에 활용되고 다른 추가 재원이 없다면 기금 재원은 200조 원을 밑돌게 된다.
정부도 200조 원 돌파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기획처 관계자는 "200조 원이 넘느냐 안 넘느냐는 정부 관계자로서도 알 수 없다"며 "전체적인 국채 상황과 국채시장 상황, 대외신인도 등을 판단해 국채를 얼마 상환하고 기금에 얼마를 넣을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대응기금에 초과세수를 우선 배정하는 규정도 없다.
기획처 관계자는 "미래대응기금에 반드시 얼마 이상을 넣어야 된다는 규정이 없다"며 "올해 안에 국채를 갚든, 미래대응기금에 단순 적립하든 종합적으로 배분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과세수를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전체적인 틀에서 미래대응기금에 넣는 것은 하나의 파트일 뿐"이라고 말했다.
올해 56조 2000억 원의 내국세 초과분을 국채 상환과 미래대응기금에 각각 얼마씩 배분할지와 함께 관련 법안의 국회 심사 결과도 실제 기금 규모를 결정할 변수다.
야당에서는 초과세수를 미래대응기금보다 국가채무 상환 등에 우선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초과세수가 발생할 경우 발행 국채 상환에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미래대응기금이 정부의 '쌈짓돈'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지방재정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정부안은 지방교부세율 19.24%는 유지하되 교부세 산정 기준이 되는 내국세에서 미래대응기금으로 전출되는 추가·초과세수를 제외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금 적립 규모가 커질수록 지방교부세 산정의 모수가 줄어드는 구조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미래대응기금에 지방계정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현행 내국세의 20.79%에 연동하는 방식에서 경제성장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편하고, 개편 과정에서 확보되는 재원을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다.
미래대응기금법은 국가재정법과 지방교부세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의 의결을 전제로 제출됐다. 이들 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거나 수정될 경우 미래대응기금법 역시 이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
정부는 법안 통과 이후 관계부처와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은 미래대응기금에 넣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법안이 지금 국회에 제출돼 있는 상태로, (관계자들은) 예산안과 함께 12월 정도에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