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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원칙과 민생의 충돌'…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맞닥뜨린 정치적 시험대 [기자수첩]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뉴스1
추미애 경기도지사.뉴스1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경기도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가 끝내 10월을 넘기며 파행을 겪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삭감된 민생·복지 예산의 복원 여부를 둘러싼 도 집행부와 도의회 간의 갈등이지만, 그 이면에는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내건 '엄정한 재정 건전성'이라는 원칙과 '민생 안전망 사수'라는 정치적·사회적 요구 간의 깊은 간극이 자리 잡고 있다.

추 지사는 "하루 이자만 3억8000만원에 달하는 지방채 추가 발행이나 기금 차입은 빚으로 미래 세대에 부담을 넘기는 행위"라며 5000억원 규모의 고강도 세출 구조조정안을 고수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급격한 세수 감소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지키겠다는 도정 책임자의 의지와 결단 자체는 결코 가볍게 평가할 수 없다.

무분별한 채무 확장을 경계하는 단호함은 장기적인 재정 운용의 안전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정교한 재정 논리가 현장 도민들의 민생 복지 영역과 부딪칠 때 발생하는 정치적 리더십의 파급력이다.

산후조리비 지원, 경기도형 긴급복지, 교통약자 이동 지원 등 도민 체감도가 높은 핵심 사업들이 삭감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도민 사회의 반발은 도지사 사퇴 청원이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됐다.

아무리 명분 있는 재정 원칙이라 할지라도, 민생의 최후 보루를 지켜야 하는 지방정부의 본질적 역할과 충돌할 때는 정책적 설명력과 정치적 설득력이 더욱 정교해야 했다.

시군비 우선 집행과 교육청의 사전 예산 배정 등으로 우려했던 학교 급식이나 노인 요양 서비스의 즉각적인 중단이라는 최악의 벼랑 끝 사태는 면했지만, 이는 지자체와 유관 기관의 우회적 대응일 뿐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예산 집행 공백이 장기화될수록 그 불안과 피해는 온전히 도민의 몫으로 귀결된다.

정치란 원칙을 고수하는 단호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대립하는 가치 속에서 타협점을 찾아내고, 소통을 통해 원칙과 민생의 균형을 잡아내는 통합의 리더십이 비로소 완성도를 결정짓는다.

의회가 요구하는 민생 예산의 합리적 복원 요구와 집행부의 건전 재정 방침 사이에서 유연한 중재안을 도출해 내는 능력이야말로 추 지사의 정치적 자산과 행정 역량을 검증할 진짜 시험대다.

10월 초 원포인트 임시회가 다가오고 있다. 도의회 역시 소모적인 책임 공방을 거두고, 추 지사 또한 원칙론만 고수하기보다는 절충의 정치를 발휘해야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재정 비상 상황일수록 정치의 존재 이유는 명확하다. 도민의 삶을 담보로 한 원칙 대치에 마침표를 찍고 조속히 민생 예산 정상화라는 결론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mail protected]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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