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외무장관 '치마 길이=신뢰' 비유 논란…AI 풍자 이미지 확산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외무장관(73)이 다양한 스타일의 치마를 입은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가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탈리아 안사통신과 유로뉴스에 따르면 타야니 장관을 조롱하는 이미지는 지난 18일 로마 인근에서 열린 정치 행사에서 그가 자신이 이끄는 중도우파 정당 '포르차 이탈리아'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당시 타야니 장관은 유권자가 정당을 선택하는 것을 아들에게 어떤 여성과 결혼하라고 조언할지에 빗대 설명하면서, 남자친구를 여러 차례 바꾸고 바람을 피울 성향이 있는 매력적인 여성과 믿을 만하고 가정을 지킬 것 같은 덜 화려한 여성을 비교했다.
이어 "매력적인 여성은 당신을 배신할 수도 있다"며 그렇다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여론조사에서 더 화려한 여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더라도, 다른 여성보다 치마를 조금 더 길게 입는 진지한 여성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타야니 장관은 이어 "또는 근육질의 플레이보이와 회사에 좀 더 자주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는 남성을 비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쪽을 선택하라고 권한다"며 "그리고 중도우파는 믿을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여성의 치마 길이와 충실함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타야니 장관의 발언을 풍자하는 밈이 잇따라 등장했다.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나는 늘 짧은 치마를 입었고 지금도 입고 있다"며 "나는 단 한 번도 누군가를 배신한 적이 없다. 오히려 나를 배신했던 사람은 긴 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른 이용자는 "도대체 요점이 뭐냐"며 "치마 길이를 잣대로 삼느냐"고 비판했다.
정치권과 가톨릭교회에서도 타야니 장관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도 성향 정당 '이탈리아비바'를 이끄는 마테오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는 타야니 장관을 두고 "장관이라기보다는 밈에 가깝다"고 비꼬았다.
다른 야당 소속 상원의원 여러 명도 항의의 뜻으로 자신이 치마를 입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주세페 바투리 이탈리아주교회의(CEI) 사무총장은 "여성을 향한 모든 말과 시선에는 존중과 경의가 담겨 있어야 한다"며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말씀이 육신이 된 최초의 장소는 여성의 자궁이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타야니 장관의 발언이 "좋지 않게 표현됐다"며 진화에 나섰다. 다만 "이를 지나치게 확대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타야니 장관도 이후 여성을 모욕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사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