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고령자로 보내라"... 50대女 죽인 카페 업주, 끔찍한 계획범행의 전말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검찰, '파주 냉동창고 살인' 전모 규명
상품권 수십억 위약금 노린 계획범죄

일명 '냉동창고 살해 사건'이 벌어진 경기 파주시 문산읍 모 카페 앞. 연합뉴스
일명 '냉동창고 살해 사건'이 벌어진 경기 파주시 문산읍 모 카페 앞.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500억 원 상당의 가짜 백화점 상품권을 미끼로 피해자를 유인한 뒤 영하 25도의 냉동창고에 가둬 숨지게 한 30대 카페 업주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결과, 이 업주는 피해자를 살해한 뒤 "확인자가 상품권을 들고 잠적했다"고 속여 매수자 측에 수십억 원대의 위약금까지 뜯어내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홍상철)는 피유인자살해와 유가증권위조·위조유가증권행사 혐의로 카페 업주 A(39)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카페 운영 등으로 생긴 거액의 빚을 갚기 위해 약 500억 원 규모의 가짜 백화점 상품권을 판매하려는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거래가 성사되면 매매대금을 챙기고, 무산될 경우 상품권을 검수하러 온 사람을 살해해 감춘 뒤 "확인자가 상품권을 갖고 도망쳤다"며 매수자 측에 책임을 돌려 수십억 원대의 수수료와 위약금을 갈취하려 했다는 것이다.

A씨는 저항 능력이 약한 상대를 범행 대상으로 삼기 위해 매수자 측에 "상품권을 확인할 사람으로 고령자를 보내 달라"고 사전에 요구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3일 오전 11시 13분께 매수자 측 의뢰를 받은 50대 여성 B씨가 상품권 확인을 위해 경기 파주시 문산읍에 있는 A씨의 카페를 찾았다.

A씨는 앞서 8월 31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인쇄소에서 50만 원권 백화점 상품권 10만 장(약 500억 원어치)을 불법 인쇄해 둔 상태였다. 그는 카페 주차장에 미리 마련해 둔 냉동창고로 B씨를 유인해 위조 상품권을 보여준 뒤 그대로 문을 걸어 잠갔다. 영하 25도로 가동되던 창고에 갇힌 B씨는 약 27시간 동안 방치됐고, 이튿날 오후 2시 36분께 끝내 동사한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단독 범행이 아닌 공범이 있다"고 혐의를 축소하려 했다.

그러나 검찰의 보완 수사 결과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가 공범으로 지목한 이들을 만나기도 전, 이미 제3자와의 통화에서 "상품권 확인자를 살해하겠다"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또한 휴대전화와 노트북 포렌식을 통해 범행 한 달 전부터 위조 상품권 인쇄처를 물색하고 냉동창고를 설치·작동시키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정황을 확인했다. A씨가 지목한 공범들은 살해 계획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결론 났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 현장의 냉동창고 구조와 온도 설정, 객관적인 디지털 포렌식 자료 등을 종합할 때 계획적인 유인 살해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다"며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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