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제주 5성급 호텔 염소가스 59명 병원행… 수영장 소독약 오배합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투숙객·직원 등 구토·두통 호소
85개 객실 투숙… 60여명 대피
호텔 전 층서 독한 냄새 신고
초기 대피·마스크 제공 설명 엇갈려
경찰, 약품관리·과실 여부 조사

1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그랜드 조선 제주에서 수영장 소독약 배합 과정 중 염소가스가 발생해 소방당국과 관계기관이 현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투숙객과 직원, 수영장 이용객 등 59명이 이상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1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그랜드 조선 제주에서 수영장 소독약 배합 과정 중 염소가스가 발생해 소방당국과 관계기관이 현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투숙객과 직원, 수영장 이용객 등 59명이 이상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중문관광단지의 5성급 호텔에서 수영장 소독약을 잘못 배합해 염소가스가 발생하면서 투숙객과 직원 등 59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호텔 전 층에서 독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된 뒤 60여명이 외부로 대피했으며, 영유아를 포함한 이용객들이 구토와 두통·기침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1일 제주도와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0분께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그랜드 조선 제주에서 "호텔 전 층에서 심한 락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오전 10시50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3분 뒤인 오전 10시53분 호텔 전체에 대피방송을 실시했다.

당시 호텔에는 85개 객실에 투숙객이 머물고 있었다. 사고 이후 60여명이 호텔 밖으로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오전 11시14분 임시의료소를 설치하고 보건당국과 환경당국 등 유관기관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투숙객과 직원, 수영장 이용객 등 모두 59명이 메스꺼움과 어지럼증, 구토, 두통, 기침 등의 증상을 보여 도내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환자 가운데는 영유아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1일 그랜드 조선 제주에서 염소가스 발생 사고 이후 투숙객들이 호텔 밖으로 대피해 있다. 사고 당시 호텔에는 85개 객실에 투숙객이 머물고 있었으며 60여명이 외부로 대피했다. 사진=연합뉴스
1일 그랜드 조선 제주에서 염소가스 발생 사고 이후 투숙객들이 호텔 밖으로 대피해 있다. 사고 당시 호텔에는 85개 객실에 투숙객이 머물고 있었으며 60여명이 외부로 대피했다. 사진=연합뉴스

사고 지점은 호텔 1층 수영장 관련 시설이다. 소방당국은 수영장 수질 관리를 위해 소독약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배합에 문제가 생겨 염소가스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계실에서 발생한 냄새가 호텔 내부로 퍼지면서 투숙객과 직원들이 이상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측도 수영장 pH 농도를 관리하기 위한 약품 투입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가스 발생 원인과 함께 호텔의 초기 대응도 확인 대상이 됐다. 일부 투숙객은 독한 냄새를 맡은 뒤 기침과 구토 증상이 나타났지만 호텔로부터 즉각적인 대피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투숙객에게는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호텔 측 설명은 다르다. 호텔은 사고 당시 방송을 실시하고 객실을 직접 방문해 대피를 안내했으며 화장실이나 사우나 등에 있던 일부 이용객이 방송을 듣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마스크도 이용객에게 제공하려 했으나 사고 직후 현장이 혼잡해 일부에게 전달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경찰과 관계기관 조사에서는 호텔이 가스 발생 사실을 언제 처음 인지했는지, 인지 뒤 신고와 대피 안내가 어떤 순서로 이뤄졌는지가 중요해졌다.

1일 그랜드 조선 제주 염소가스 사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대응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오전 10시53분 호텔 전체에 대피방송을 하고 오전 11시14분 임시의료소를 설치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1일 그랜드 조선 제주 염소가스 사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대응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오전 10시53분 호텔 전체에 대피방송을 하고 오전 11시14분 임시의료소를 설치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수영장 약품 관리 절차도 조사 대상이다. 경찰은 소독약을 실제 투입한 작업자와 당시 사용된 약품, 배합 과정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특히 호텔처럼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숙박시설에서 유해가스가 발생할 경우 객실과 사우나·수영장 등 서로 다른 공간의 이용객에게 위험 상황을 얼마나 빠르게 알리고 외부로 이동시키는지가 피해 규모를 좌우할 수 있다.

이번 사고에서도 신고 뒤 소방당국이 호텔 전체 대피방송을 하고 임시의료소를 설치했지만, 그 이전 호텔 자체 대응이 어느 시점부터 이뤄졌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경찰은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약품 관리 과정에서 업무상 과실이 있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소방당국과 관계기관도 현장 가스 농도와 시설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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