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도 임대 산다고? 역세권에 넓은 집...공공주택 패러다임 손질[집 나와라 뚝딱!]
면적 넓어지고 품질 좋아지고
역세권·도심 공급...대수술 들어간 공공주택
결혼 페널티 없애고 육아특화주택 추가
청년 월세 지원 대상도 대폭 확대
[파이낸셜뉴스]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서울시가 공공주택 패러다임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고 나섰다. 양적 공급 위주에서 벗어나 중산층까지 아우르는 '품질 혁신'과 청년·신혼부부의 발목을 잡던 '결혼 페널티' 해소에 초점을 맞추면서 실수요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토부 '주거안정플랜', 서울시 '주거복지대책' 동시 출격
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 21일 2030년까지 공공주택 총 119만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주거안정플랜'을 발표했다. 이 중 77%에 달하는 92만가구를 수요가 집중되는 수도권에 풀 계획이다. 현실화 되면 2030년에는 대한민국 전체 주택 중 공공임대 비중이 10%를 돌파하게 된다.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공공분양 역시 3기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24만가구가 공급된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공공주택 13만호를 추가로 투입하며, 청년 대상 주택을 누적 7만4000호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청년안심주택(1만7500호)과 청년들이 선호하는 '미래내집(2만가구)'을 축으로 역세권과 직주근접 지역에 맞춤형 주거지를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공공임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보편형 공공임대'도 새롭게 도입된다. 청년과 중산층까지 최장 2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도록 설계된 보편형 임대는 2030년까지 19만가구가 공급된다.
신축 공공임대는 중형 평형 비중을 늘리고 층간소음을 줄이는 특화 바닥 구조를 적용한다. 특히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주택에도 발코니 확장형 평면을 도입해 실사용 면적을 대폭 넓힌다. 노후 임대주택은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통해 대대적으로 탈바꿈한다. 이와 함께 신혼부부를 위한 '육아특화주택'을 늘리고, 가족 구성원이 늘어날 경우 더 넓은 집으로 쉽게 갈아탈 수 있는 주거 사다리도 강화된다는 설명이다.
■보증금 분할, 지분 적립...목돈 적어도 숨통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줄 금전적 지원 기준도 대폭 완화된다. 내년 상반기부터 청년 월세 지원 대상 소득 기준이 기존 월 154만원 이하에서 274만원 이하로 크게 완화된다. 지원 대상 연령도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춘다. 군 복무 기간만큼 상한선을 최대 3년까지 연장해 수혜 인원이 기존 9만3000명에서 24만명으로 약 2.6배 늘어날 전망이다.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료 지원 소득 요건(6567만원 이하)과 청년드림청약통장 가입 기준(7000만원 이하)도 상향됐다.
서울시의 혁신적인 제도도 눈에 띈다. 잠실르엘 '미래내집' 등에 처음 도입된 '보증금 분할납부제'는 입주 시 보증금의 일부만 내고 나머지를 일정 기간 동안 나눠 낼 수 있게 해, 목돈 마련이 부담스러운 청년과 신혼부부들에게 실질적인 숨통을 틔워 주고 있다.
여기에 현실적인 내 집 마련 통로가 되는 공공분양에 새로운 제도도 적용된다. 정부는 초기 자본금이 부족해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분적립형'과 '수익공유형'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지분적립형'은 최초에 적은 지분만 취득하고 거주하면서 점진적으로 내 지분을 늘리는 방식이다. '수익공유형'은 집값의 일부를 공공과 나누어 부담하고, 향후 주택 매각 시 발생한 이익이나 손실을 함께 나누는 구조다.
■결혼하면 소득 기준 2배로
청년들의 혼인신고를 망설이게 했던 '결혼 페널티'도 수술대에 올랐다. 정부는 신혼부부 공공임대 소득 기준을 '미혼 1인 가구 기준의 1.6배'에서 '2배' 수준으로 높인다. 맞벌이 부부가 소득 초과로 공공주택에서 쫓겨나는 불합리함을 없애기 위함이다. 공공임대에 살던 청년이 결혼 후 소득·자산 기준을 넘기더라도 한 번은 재계약을 허용해 안심하고 혼인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디딤돌·버팀목 등 주거 지원 대출 시 둘 중 한 사람만 소득 기준을 충족해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통합공공임대 내 신혼부부 우선 공급 비율은 기존 8%에서 13%로 확대된다. 공공분양뿐만 아니라 공공임대 역시 든든한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이번 대책이 청년층의 주거 안정과 저출생 극복을 위한 실질적인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전민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