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다 샀고 외국인 떠나고… 반도체 실적만 보는 코스피
자사주 매입 빼고 매수세 '부재'
반도체 투톱 비중 커 지수에 부담
증권가 "추가하락 제한적" 전망
AI투자 지속 등 반도체 업황 견조
채권금리 안정, 외인 복귀 변수로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주 매입 종료 직후 국내 증시의 수급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승 국면 복귀의 핵심으로는 외국인 수급을 꼽으며, 반도체 실적 호조가 관건이라고 봤다.
■"뚜렷한 매수세 부재…급락은 없다"
1일 파이낸셜뉴스가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다수의 증권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종료 직후 수급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사의 자사주 매입이 본격화된 이후 현재까지 자사주 매입을 제외한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었다는 게 이유다.
실제로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지난 8월 20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증시에서 자사주 매입을 골자로 한 기타법인이 44조7499억원을 사들이며 해당 기간 수급 주체 중 가장 많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 순매수는 3조6386억원에 그쳤으며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30조7082억원, 17조5903억원 팔아치웠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사주 매입 종료에 따른 수급 공백은 해당 기업 주가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이들 '반도체 투톱'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은 66% 수준으로, 주가 등락에 따라 지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급 공백에 따른 코스피 하락은 연출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승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한 달간 자사주 매입 외에 의미 있는 매수세는 부재한 상황"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코스피 수급에 공백이 생길 수도 있지만, 주가 급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배당수익률, SK하이닉스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하락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관측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수급 공백이 발생하며 하단이 약해질 수 있겠으나, 3·4분기 실적이라는 펀더멘털 이슈가 하단을 지지해줄 것"이라며 "반도체주의 추가 주주환원 발표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사주 매입 빈자리는 일시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백 '외국인' 메꿔야…실적 호조 관건"
지수 상승을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의 공백을 외국인이 메꿔야 한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외국인 복귀의 조건으로 꼽히지만, 단기적으로 수급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 센터장은 "반도체 실적 호조로 인공지능(AI) 모멘텀이 유지될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미국 AI 기업인 앤트로픽 등 대형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어 단기 수급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 실적이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가이던스 상향이 진행되면 수급 공백 상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AI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이뤄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모리 가격 강세와 견고한 AI 수요 등 반도체 업황은 여전히 좋다"며 "단기적으로 미국 금리 안정이 중요하겠지만, 고금리 상황에서도 AI 투자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처럼 이익 가시성이 높은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역시 외국인 복귀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매는 금리 향배에 달려 있다고 판단한다"며 "지난 7월 급락으로 리밸런싱 성격의 매도는 잦아든 가운데 이달부터 채권금리 등락에 외국인 매수세가 연동되고 있다. 채권금리 안정시 외국인 수급이 자사주 매입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mail protected] 임상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