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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시술받고 경주서 황톳길 걷고… 한국형 웰니스 모델 만들자 [Weekend 헬스]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박동창의 맨발걷기學
(36) 치유관광산업으로 확장
국내외서 입증된 접지의 건강개선 효과
뷰티·의료와 결합하면 가능성 무궁무진
국회서도 인프라 구축 위한 토론회 열려
교통망 확충하고 전문인력 뒷받침하면
외국인 방문 늘며 지역경제 활성화 될것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치유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토론회' 모습.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제공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치유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토론회' 모습.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제공

지난 10년간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는 맨발걷기를 통해 건강을 회복했다는 다양한 사례를 접하며 맨발걷기의 가능성을 알리는 데 힘써왔다.

수십년간 불면증으로 고통받던 사람이 맨발걷기를 시작한 뒤 숙면을 취하게 됐다는 사례부터 오랜 변비가 해소되고, 눈의 건조함이 개선됐다는 사례까지 다양한 경험담이 이어졌다. 비염으로 늘 화장지를 달고 살던 사람이 2주 만에 증상이 사라졌다는 사례나 이명으로 고생하던 사람이 증상의 고통에서 벗어났다는 사례도 있었다.

중증질환을 앓던 환자들의 사례도 본부가 소개해왔다. 병원 치료가 어렵다던 전립선암 환자가 맨발걷기를 병행한 뒤 건강을 회복한 사례, 위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환자가 맨발걷기를 6개월간 실천한 뒤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경험이 확산하면서 맨발걷기는 개인의 건강 실천을 넘어 지역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도 자리 잡고 있다. 200곳이 넘는 지방자치단체가 맨발걷기 활성화를 위한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2025년 말 기준 전국에는 2000곳이 넘는 맨발걷기길과 황톳길이 조성됐다.

지난해에는 '치유관광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에 맨발걷기길이 주요 치유관광자원으로 포함되면서 맨발걷기가 관광과 건강을 연결하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법은 치유관광을 통해 국민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을 회복·증진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맨발걷기의 가능성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난 5월 방한한 폴란드 신경외과 전문의 파베우 소칼 박사는 심포지엄에서 접지(earthing)와 관련한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소칼 박사와 연구진은 척추수술 환자 84명을 접지군과 비접지군으로 나눠 비교한 2025년 임상실험에서 접지군의 통증과 염증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고 수술 후 근육 회복 속도가 빠르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맨발걷기를 관광과 연결하려는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9월 22일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와 국립공주대가 국회에서 공동 개최한 '치유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도 맨발걷기길을 중심으로 한 K치유관광 인프라 구축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의료관광 분야 발표자로 나선 최원유 한국AI뷰티테크협회장은 맨발걷기를 '가장 한국적인 웰니스 모델'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며 세 가지 가능성을 설명했다.

첫째는 의료·미용 시술과의 연계다. 맨발걷기를 의료관광 전후의 웰니스 프로그램으로 활용해 치료와 회복, 휴식을 결합한 관광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지역관광 활성화다. 지금까지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서울 강남 등 도심의 병원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전주와 경주 등 전통문화도시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의료와 지역의 치유자원을 연결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 첨단 피부·미용 시술을 받은 외국인 관광객이 전주의 한옥과 황톳길, 경주의 사찰과 명상, 제주의 오름과 해양치유를 차례로 경험하는 식이다. 의료관광의 동선을 병원에서 끝내지 않고 지역의 자연과 문화로 확장하는 '웰니스 코리더(Wellness Corridor·치유의 회랑)'를 구축한다면 지역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는 체류 기간과 재방문을 늘릴 가능성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 지역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은 뒤 다른 지역의 맨발걷기와 치유 프로그램을 경험하도록 관광 동선을 확장하면 자연스럽게 국내 체류 기간을 늘릴 수 있다.

무엇보다 맨발걷기는 이미 전국 곳곳에 조성된 자연공원과 황톳길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설을 대규모로 조성하지 않고도 확장할 수 있는 관광 콘텐츠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자연 속에서 함께 활동하며 지역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지속가능한 관광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전국의 맨발걷기길과 치유관광자원을 쉽게 찾아가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교통·예약·안내 시스템을 갖추고, 의료·미용 시술과 치유관광을 연계한 상품 개발을 지원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지역의 치유자원을 관광산업으로 연결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한국은 이미 세계적인 의료기술과 K뷰티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 여기에 전국에 촘촘하게 조성된 맨발걷기길과 지역마다 다른 자연·문화·치유자원을 연결한다면 한국만의 새로운 웰니스 관광 모델 구축이 가능하다.

맨발걷기길은 그 연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의료에서 자연으로, 도시에서 지역으로, 치료에서 회복과 휴식으로 관광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흩어져 있는 자원들을 하나의 길로 연결하는 일이다. 그것이 K의료관광과 K치유관광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한국만의 차별화된 웰니스 관광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길이다.

서울서 시술받고 경주서 황톳길 걷고… 한국형 웰니스 모델 만들자 [Weekend 헬스]

박동창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
[email protected] 정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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