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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적요금제, 횟수보다 정확도

파이낸셜뉴스
최혜림 정보미디어부 기자
최혜림 정보미디어부 기자

건강검진은 자주 받을수록 좋은 걸까. 몸 상태를 더 꼼꼼히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건강검진에도 적정한 주기가 있다. 달라지는 몸 상태를 고려해야 하고, 검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도 무시할 수 없어서다.

통신요금도 유사하다. 10월부터 통신사가 가입자의 이용패턴을 분석해 더 적합한 상품을 알려주는 '최적요금제 고지' 제도가 시행된다. 통신사는 계약일이 속한 다음 달 1일을 기준으로 6개월이 지날 때마다 1개월 이내에 최적요금제를 안내해야 한다. 통신비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는 반갑다. 하지만 '6개월'이 최적의 주기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고지가 잦다고 더 정확한 요금제를 추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6개월간 이용량에는 방학이나 휴가, 출장, 스포츠 중계 시청 등 일시적인 변화가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될 수 있다. 반면 1년 이상 분석 기간을 늘리면 보다 장기적 이용패턴을 살펴볼 수 있다.

잦은 안내가 소비자의 피로도를 높일 수 있는 점도 우려된다. 각종 문자와 알림에 노출된 소비자들이 통신사의 안내마저 스팸처럼 여기고 지나칠 수 있어서다.

사업자의 부담도 고려할 부분이다. 통신사는 수천만명의 이용량과 요금제를 분석해 적합한 상품을 산정해야 한다. 초안대로 제도를 운영할 경우 사업자가 부담할 비용은 연간 약 438억원으로 추산된다. 결국 관건은 이 같은 비용을 들여 연 2회 고지하는 것이 연 1회보다 추가적인 소비자 편익을 만들어내느냐다.

해외는 정보 과부하와 사업자 비용을 고려해 한국보다 긴 주기로 고지 제도를 운영한다. 유럽연합(EU)은 2018년 최적요금 정보를 최소 연 1회 제공하도록 규정했다. 올해 초 제안한 디지털네트워크법(DNA)에서는 정기고지 의무를 삭제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약정 만료 시 최적요금을 안내하고 무약정 이용자 등에게는 연 1회 정보를 제공한다.

고지 주기를 늘리더라도 이용자의 선택권을 보완할 수단은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스마트초이스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통신 마이데이터를 통해 필요할 때 이용량에 맞는 요금제를 추천받을 수 있다.

앞으로 정부가 살펴봐야 할 것은 몇 번 안내했느냐보다 안내 이후 무엇이 달라졌느냐다. 요금제 변경률과 통신비 절감 효과를 살펴 연 2회 고지가 뚜렷한 추가 편익을 만들지 못한다면 주기 조정 여지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 최적요금제에서 중요한 것은 고지의 빈도가 아니라 정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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