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묶인 강남 털썩 주저앉자… 7개월 새 3.6억 뛴 '이곳' 3040 몰렸다 [하우스 시그널]
서울 아파트 86주 연속 상승… 역대 최장 신기록 달성
강남3구 7년 8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 속 서대문·성북 등 강북권 '고공행진'
대출 규제·전세 불안에 중저가 아파트로 실수요 이동… "키 맞추기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서울 아파트값이 86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며 역대 최장 상승 신기록을 썼다. 하지만 시장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이번 대기록을 견인한 것은 전통의 '부동산 1번지' 강남이 아니었다. 강남 3구의 집값이 일제히 꺾인 사이, 서대문과 성북 등 비강남권이 맹렬하게 치고 올라오며 서울 전체 집값의 상승을 떠받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넷째 주(9월 28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상승했다. 전주(0.13%)보다 상승 폭은 다소 둔화했지만, 지난해 2월 첫째 주 상승 전환한 이후 무려 86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한국부동산원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인 85주(2020년 6월~2022년 1월)를 넘어선 수치다. 이 기간 누적 상승률은 17.6%로, 과거 85주 상승기의 누적 상승률(7.71%)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서울 내 지역별 '온도 차'다. 상승을 이끌던 강남구는 이번 주 0.56% 하락하며, 2019년 1월 넷째 주 이후 약 7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서초구(-0.33%)와 송파구(-0.19%) 역시 동반 하락하며 강남 3구 전체가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용산구(-0.01%)마저 하락 전환했다.
반면 한강 이북의 비강남권은 확연히 다른 장세를 연출했다. 서대문구가 한 주 만에 0.41% 급등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동대문구(0.36%), 성북구(0.34%), 노원구(0.34%), 강북구(0.3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강북 14개 구의 전체 상승률은 0.24%를 기록한 반면, 강남 11개 구는 0.04% 하락했다. 양 지역 간의 격차는 0.28%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 이는 2012년 8월 이후 14년여 만에 최대치다. 집값 상승의 무게중심이 강남에서 강북으로 완전히 이동한 셈이다.
이러한 '키 맞추기' 현상은 실거래가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성북구 길음뉴타운8단지래미안 전용면적 59㎡는 지난해 10억 원을 밑돌았으나 지난 6월 14억 원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단지 전용 84㎡ 역시 지난해 말 12억 3000만 원에서 올해 7월 15억 9000만 원으로 불과 7개월 만에 3억 6000만 원이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역전 현상의 원인으로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치솟는 전셋값을 꼽는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 진입이 자금 조달 문제로 가로막히자, 상대적으로 대출이 용이한 중저가 아파트로 실수요가 대거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번 주에도 0.16% 오르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전세 시장이 무주택자들의 매수 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이 전방위적인 폭등장으로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8월 넷째 주 0.29%를 정점으로 주간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고, 고점 인식이 확산된 지역에서는 가격을 낮춘 급매물 거래도 속속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측 역시 "수요가 꾸준한 대단지와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만 국지적인 상승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자금이 움직이는 길이 달라지고 있다. 86주라는 화려한 신기록 뒤에 숨겨진 '강남의 하락과 비강남의 약진'이 일시적인 풍선효과로 끝날지, 아니면 서울 부동산 지형의 근본적인 재편으로 이어질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