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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걸레를 조리용 솥에"…中 유치원 급식 위생 폭로, 원장 해고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유치원 급식실에서 조리용 솥에 대걸레를 씻는 등 비위생적인 행위가 적발돼 원장과 조리실 직원들이 해고되고 공무원 11명이 징계를 받았다. 사진=웨이보
중국의 한 유치원 급식실에서 조리용 솥에 대걸레를 씻는 등 비위생적인 행위가 적발돼 원장과 조리실 직원들이 해고되고 공무원 11명이 징계를 받았다. 사진=웨이보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유치원 조리실에서 대걸레와 배수구 덮개를 음식 조리에 사용하는 솥에서 씻어온 사실이 내부 직원의 폭로로 확인됐다. 관할 당국은 유치원 원장과 조리실 직원들을 해고하고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공무원 11명에게 경고와 감점 등 징계를 내렸다.

지난 9월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난징정보과학기술대 부속유치원에서는 지난 6월30일 점심시간 전후로 여러 원아가 메스꺼움과 구토 등의 증상을 보였다.

학부모들은 여름방학 동안 유치원 급식 위생 문제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지만 9월까지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

문제가 외부에 알려진 것은 이 유치원에서 보건교사이자 급식 안전관리 업무를 맡았던 왕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리실 위생 실태를 공개하면서다.

왕씨에 따르면 조리실 직원들은 음식을 만드는 솥에서 대걸레와 배수구 덮개를 세척했다. 식재료를 다루는 싱크대에서는 방충망을 소독하기도 했다. 일부 직원이 식재료를 빼돌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왕씨는 이 같은 작업 모습을 직접 촬영해 중국 매체 신민완바오에 제공했다. 그는 재직 당시에도 원장에게 위생 문제를 여러 차례 보고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치원과 지역 주민센터는 처음에는 왕씨의 주장을 부인하며 그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왕씨가 폭로한 위생 문제와 일치하는 장면이 확인됐다. SCMP는 이후 유치원 원장이 오히려 왕씨가 직원들에게 해당 행동을 시켰다는 취지로 책임을 돌리려 했다고 전했다.

왕씨는 결국 유치원을 그만둔 뒤 관련 내용을 외부에 공개했다. 그는 폭로에 앞서 이틀 동안 고민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 다시 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원아들에게 피해가 이어지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관할 구 정부는 지난 22일 조사팀을 꾸려 유치원 조리실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당국은 급식 관리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유치원 원장과 급식·물류 업무를 담당한 부원장, 조리실 직원 전원이 해고됐다. 지역 주민센터와 구 시장감독관리국, 구 교육국 소속 공무원 11명도 감독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고와 감점 등 징계를 받았다.

왕씨는 당국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이제 그곳 아이들이 깨끗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원장을 비롯한 책임자들에게 형사책임을 묻지 않은 것을 두고 현지에서 의문도 제기됐다.

중국 형법에는 식품·의약품 안전 감독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직무를 소홀히 해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 경우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있다. 다만 해당 조항은 국가기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과 교육부는 지난 5월 유치원 급식 안전과 관련한 새 지침도 공동 발표했다. 6월부터 시행된 지침은 유치원 원장에게 급식 안전의 1차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책임자에게 적용할 형사처벌 기준까지 별도로 정하지는 않았다.

중국에서는 학교 급식과 관련해 형사처벌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2021년 한 식당 주인은 아질산염이 들어간 돼지갈비를 초등학교에 판매해 학생 56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인 사건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2025년 간쑤성의 한 유치원에서는 음식에 독성이 있는 장식용 페인트를 고의로 넣어 원아 247명과 직원 28명이 심각한 납 중독 피해를 입었다. 당시 유치원 원장과 투자자, 조리실 직원 등이 형사 구금됐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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