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살 게 없는 부잣집 딸처럼"...2030 홀린 문가영·고윤정 따라잡기 '현백코어'
[파이낸셜뉴스] 로고를 드러내는 과시형 소비가 저물고, 은근한 고급스러움과 경제적 여유를 풍기는 '현백코어'가 2030 패션 시장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 장기화로 명품 열풍이 한풀 꺾인 가운데, 패션 소비의 초점이 '브랜드 과시'에서 '분위기와 태도(무드)'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유통 및 패션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 SNS를 중심으로 '현백코어' 관련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줄임말인 '현백'에 자연스러운 멋을 뜻하는 '놈코어(Normcore)'가 결합한 신조어로, 온라인상에서는 이 스타일을 "백화점에 쇼핑하러 나왔지만 더 살 게 없어 시큰둥해진 부잣집 딸의 분위기"로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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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의 핵심은 '돈에 쫓기지 않는 여유'의 연출이다. 화려한 명품 로고 대신 고급 니트웨어, 차분한 무채색 셔츠, 잘 재단된 팬츠 등 기본 아이템을 중심으로 실루엣과 소재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주얼리 역시 볼드한 디자인보다 클래식하고 간결한 제품을 매치하며, 화장은 집 앞에 잠깐 나온 듯 가볍게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연예인 문가영, 고윤정 등의 일상 사복 패션이 대표적인 참고 사례로 꼽히며, 소녀시대 수영 등 인플루언서들도 관련 키워드를 언급하며 확산에 불을 지피고 있다.
패션 업계에서는 '현백코어'를 발레코어, 고프코어, 블록코어 등 취향이 극도로 세분화된 '마이크로 코어(Micro-core)' 트렌드의 연장선으로 보면서도, 글로벌 '올드머니 룩'이 국내 유통 채널과 결합해 로컬화된 현상으로 해석한다. 화려하게 치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풍기는 고급스러움을 백화점 VIP 고객층의 일상적인 무드로 치환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처럼 브랜드 로고 하나로 부를 과시하던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 상위 1%의 여유롭고 절제된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선망하고 모방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소재 중심의 고가 컨템포러리 브랜드나 기본에 충실한 고급 캐시미어·실크 라인업에 대한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상대적 박탈감과 피로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제적 계층에서 비롯된 여유나 부유한 이미지를 스타일의 이름으로 규정해 소비를 부추긴다는 비판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하다 하다 '돈 많은 사람처럼 보이는 분위기'까지 흉내 내야 하느냐", "특정 백화점과 계급적 이미지를 상품화해 소비 불안감을 자극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