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선거 앞두고 유가에 쫒기는 美, 유럽에 경유 비축분 방출 요구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美 트럼프, 유럽에 경유 방출 요구 묻자 "그렇게 할 수 있다"
美 에너지장관도 "유럽이 비축유 방출한다고 확신"
美 재무장관 "美가 경유 부족 혼자 떠맡을 수 없어, 유럽도 역할 해야"
이란전쟁으로 美 경유 가격 급등, 트럼프 중간선거에 악영향

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그린우드빌리지의 한 주유소에서 촬영된 경유 주유 가격.AP뉴시스
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그린우드빌리지의 한 주유소에서 촬영된 경유 주유 가격.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상승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유럽에 그동안 비축해둔 경유를 시장에 풀라고 요구했다. 농민과 노동자 표가 중요한 트럼프 정부는 산업용 경유 가격 상승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텍사스주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국제 경유 가격 인하를 위해 유럽에 비축 경유 방출을 요구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는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들(유럽)은 경유를 어느 정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다시 전임자였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트럼프는 "모든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우리는 민주당으로부터 최악의 수치를 물려받았지만 그걸 크게 낮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물가상승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가는 바이든 정부 때보다 훨씬 낮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유가 상승을 초래한 이란전쟁과 관련해 "우리는 바이든이 하지 않은 일을 했다.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며, 우리가 그걸 했다"며 "안타깝게 바이든과 다른 많은 대통령은 그걸 하지 않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내 경유 가격은 갤런(3.78L)당 6.38달러 수준으로 1년 전(3.7달러)에 비해 크게 올랐다. 올해 경유 가격은 이란전쟁에 따른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우크라이나전쟁 지속으로 각국의 정유소가 멈추면서 빠르게 치솟았다. 특히 호르무즈해협 인근 중동은 전쟁 전 기준으로 세계 최대 '유분' 수출 지역이었다. 유분은 원유를 경유로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중간 화합물이다.

미국 내 경유 가격이 지금처럼 오름세를 유지한다면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인 농민들의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수확철을 앞둔 현지 농민들은 농기계 운영비가 크게 늘어 타격을 입었다. 동시에 경유 가격 상승은 운송비나 난방비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면서 미국 내 물가 상승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1일 미국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역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유럽에 전략 비축유 방출을 요구할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유럽은 정유 능력의 상당 부분을 대륙 밖으로 이전했기 때문에 당연히 공급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그 결과 막대한 경유 비축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우리는 (전 세계의) 경유 수출을 회복하고 있지만, 현재는 매우 빠듯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라이트는 "미국 정유소들은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유럽도 이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나는 그들이 그렇게 할(비축유를 방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1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역시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미국은 트럼프의 리더십 아래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의 파트너국은 기존 약속 이행을 가속화해야 하며, 현재 지속하는 차질을 해결하기 위해 즉시 추가 공급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베선트는 "전 세계적 경유 부족의 부담을 미국 농민, 트럭 운전사, 기업들이 홀로 떠안아서는 안 된다"며 "미국은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우리는 동맹국들이 약속에 걸맞은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주장했다.[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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