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 탈모면 깔때기" 머리숱 엄마 뱃속에서 정해진다는 서울대 교수 [똑똑한 웰니스]
권오상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가 말하는 '탈모 원인과 치료법'
[파이낸셜뉴스] 대학생 A씨(21)는 최근 깊어지는 'M자 탈모' 탓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약물 부작용이 두려워 유명 탈모 샴푸와 영양제에 매달려봤지만 휑해진 헤어라인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탈모는 A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탈모 인구가 10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탈모가 대중적인 고민이 됐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병원 치료 대신 검증되지 않은 탈모 샴푸나 건강보조식품에 의존한다. 의료진들은 이러한 민간요법에 기대다 정작 '치료 골든타임'을 놓친다고 지적한다.
최근 서울대학교병원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권오상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탈모와 관련한 잘못된 상식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이들을 위해 탈모의 발생 기전과 올바른 의학적 치료법을 제시했다.
권오상 교수는 '탈모는 어디까지 정복이 됐는가'라는 질문에 "탈모를 해결하려면 생로병사의 비밀을 풀어야 된다"라며 탈모 치료가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권 교수에 의하면 모발은 태아 시절 어머니의 뱃속에서만 만들어지기 때문에 태어난 후에는 그 개수가 정해진 채 살아가야 한다. 현 시점 모발을 다시 만들기 위해서는 태아 시절로 다시 되돌아가는 방법밖에 없다. 영구치를 평생 관리하며 살아가듯, 모발도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남성형 탈모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서는 가족력, 노화, 남성호르몬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탈모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일부가 5알파환원효소와 만나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라는 물질로 변하면서 모낭이 일찍 노화하는 현상이다. 특히 모계와 부계에 모두 탈모 유전이 있다면 탈모의 속도와 진행 정도, 그러니까 모낭 노화 속도가 더 강해진다.
남성형 탈모 자가 진단 방법도 소개했다. 소위 말하는 'M자 탈모'는 이마의 양쪽 모서리가 양쪽 귀의 높이보다 2cm 이내로 높아지면 탈모가 시작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뒷머리보다 앞머리가 가늘거나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도 탈모 신호다.
샴푸, 건강기능 식품 등으로 탈모를 관리하는 것을 두고는 "약과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탈모는 노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항노화에 관련된 제품이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대중이 쓰는 제품은 부작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그 효과도 떨어뜨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탈모 치료에 "약이 기본이 돼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유전이나 노화를 거스를 수 없지만 남성호르몬은 제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약물을 통해 탈모를 유발하는 DHT를 조절하는 원리다. 해당 약물을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는 있으나 부작용률은 1%에 그치며,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몸이 적응하기 때문에 다시 회복된다. 해당 약물이 불편할 경우 혈관을 확장하는 약물인 미녹시딜로 교체하거나, 두 약물을 병행하는 방법 있다.
권 교수에 의하면 탈모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을 하기보다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과체중, 흡연, 과음은 물론이고 당뇨와 고지혈증과 같은 내과적 질환도 탈모에 악영향을 미친다. 과도한 체중 감량도 모낭의 활동을 멈추게 만든다.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모낭 복제'에 대해서는 "제일 어려운 방법"이라고 운을 뗐다. 줄기세포를 통해 모발을 만드는 과정에서 줄기세포 분화가 잘못되면 종양이 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대학교 연구팀에서 모낭을 만들 수 있는 완벽한 피부를 구성하기 위해, 모낭이 생기는 임신 3개월 태아를 관찰해 피부 발달 지도를 만들었으며 그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미세한 칩 위에 사람의 세포와 조직을 배양한 '피부 온어칩(Skin-on-a-chip)'을 통해 개인화 된 맞춤형 모낭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email protected] 김현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