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한 달 앞⑥] "5천달러 주겠다"…트럼프 승부수 통할까
"배당금, 美경기 과열 우려…재정 적자·인플레 ↑" "유권자, 배당금 시큰둥"…61% "실현 가능성 낮아" 생활비·유가↑ …트럼프 "이란 관리 못한 민주당 탓"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성인 1인당 5000달러(680여만원)씩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고유가, 고물가 속 생활비 부담이 선거 핵심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대규모 현금 지급 공약으로 '표심 잡기'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3일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9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공화당이 하원, 상원 모두 승리한다면 미국 내 모든 성인 시민에게 5000달러씩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총 비용은 1조3000억 달러(약 1772조원)를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때 지급된 3차례 지원금 총액과 미국 1년치 국방비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행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지급할지 설명하지 않았다. 특히 재원은 행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다르다. 관세 수입, 미국 정부가 보유한 인텔 주식의 평가 이익, 고액 영주권 등 여러 방안을 두고 찬반이 엇갈린다.
◆"배당금에 美경기 과열 우려…재정 적자·인플레 ↑"
배당금이 실현될 경우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맞먹는 재정 투입이 이뤄져서 재정 적자 확대·인플레이션·금리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가계 소비 여력을 일회성으로 늘리는 것은 경제 논리에 어긋난다"며 "(현금 공약은 대개) 심각한 경기 침체, 금융 위기 등 비상 상황에서 소득 보전·수요 진작을 위해 활용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침체와 거리가 멀다. 실업률은 4.1%로 낮고 인플레이션은 6년 가까이 목표치(2%)를 웃돈다. 이 같은 상황에 대규모 현금이 풀리면 공급은 단기간에 늘지 않고 소비만 자극해 경기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
마이클 스트레인 미국기업연구소(AEI) 경제정책연구책임자는 액시오스에 "지금은 경기를 부양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며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데다 경기를 추가로 부양할 여력도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금융 시장은 구조적 재정 적자에 이미 우려를 나타내고 있고, 재무부는 장기 금리를 내리고자 공격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방준비은행(Fed·연준) 의장도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권자, 배당금 시큰둥"…61% "실현 가능성 낮아"
유권자들은 트럼프 배당금에 아직까지 냉랭해 보인다. 뉴스위크는 "최근 여론조사를 볼 때 유권자들은 대체로 시큰둥하다"며 "일부 유권자들은 오히려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줄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실제 연설 직후인 지난달 11~14일 이코노미스트·유고브가 미국 유권자 146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43%가 배당금에 찬성, 45%는 반대했다. 61%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점쳤으며 실현될 것이라고 기대한 이들은 22%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부터 여러 현금 지급 공약을 내걸었으나 실제 지급으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다고 평가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5000달러 정부효율성부서(DOGE) 배당금, 2000달러 관세 배당금, 1000달러 건강보험개혁법(ACA) 보조금 등을 띄운 바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지난달 24일 공개된 에머슨대학교 여론조사를 인용해 "배당금이 첫 관문을 넘지 못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배당금 지급 조건인 상·하원 공화당 승리부터 요원해 보인다는 취지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율 39%, 부정평가 58%로 취임 후 가장 큰 정치적 부담을 겪고 있다. 경제 측면에서도 60%가 트럼프 정책이 경제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답했다. 개선되고 있다는 응답은 28%였다.
◆생활비·유가 ↑…트럼프 "이란 관리 못한 민주당 탓"
뉴스위크는 미국 노동통계국(BLS)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2기와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물가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시절 쇠고기와 커피 가격이 급등했으며, 계란 가격은 50% 하락했다고 짚었다.
고유가도 쟁점이다. 공급망 전역에 사용되는 디젤(경유) 평균 가격은 한때 갤런당 6.5달러를 돌파했다. 사상 최고가로, 전년보다 약 75% 올랐다. 휘발유는 4.5달러를 육박하면서 소비자들의 유류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이 끝나면 유가와 인플레이션이 즉시 떨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에너지 공급망이 정상화돼서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전쟁이 7개월째 이어지는 등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이 민주당 탓이라고 화살을 돌렸다. 이란 문제를 과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달 28일 "생활비 부담(affordability)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는 바로 (민주당)"이라며 "그들이 모든 문제를 일으켰다.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막으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선 지난달 20일에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휘발유 가격은 바이든 재임 시절이 훨씬 높았다"며 "다른 거의 모든 물가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때문으로, 뉴스위크는 "휘발유 가격이 평균적으로 약간 높았지만 크게 높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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