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늘 중거리 미사일 훈련 성공"…김여정, 한·일 탐지 한계 조롱하며 '위협'
발사 12시간 만에 신속 발표…"김정은 직접 참관해 확신 표명"
김여정 "한·일 700km 추적은 궤적 소실에 따른 착각…지구 곡률은 구차한 변명"
군사 전문가 "콜드런치 방식 적용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6나' 유력"
지뢰 도발 사과·대화 제의 일축 직후 도발…'무력 대결'로 국면 전환 시도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3일 오전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12시간여 만에 '중거리 전략미사일' 발사 훈련이었다고 전격 공개했다. 대남·대미 담화를 주도해 온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우리 군과 일본 방위성의 탐지 능력을 조롱하며 북한 미사일의 기술적 우위를 대대적으로 과시했다.
김 부장은 이날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전략무기발사훈련 진행' 입장문에서 "오늘 새벽 우리나라 동해상으로 전략무기 발사 훈련이 진행되었으며, 훈련에는 중거리 전략미사일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특수 화력구분대의 훈련을 직접 참관했다고 전했다.
앞서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700km 이상 비행했다고 분석했으며 일본 방위성은 약 680km로 추정했다.
김 부장은 한일 당국의 이 같은 분석을 "흥미로운 숫자"라며 궤적 추적에 실패한 결과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매번 파도식 비행궤도(풀업 기동) 방식을 적용했을 때 적들은 1차 도약점 이후부터는 목표를 소실했다"며 "하강 단계에서 궤적의 연장선을 그으면 적이 발표하는 사거리와 유사한 숫자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일 당국이 지구 곡률에 따른 탐지 제한을 이유로 드는 것에 대해 "구차한 변명이자 우리 미사일의 완벽성에 대한 증명"이라며 "저고도 비행궤도 변경 능력과 인공지능 도입 등을 상기하면 이 타격을 피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위협했다. 김 부장은 미사일총국이 최소 4가지의 비행궤도 방식을 설정할 수 있다고 보고했으며 이에 김 위원장이 "수년간 세계 어느 나라도 가질 수 없는 기술력"이라며 확신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합참은 해당 미사일이 단거리인지 중거리인지 명확한 분류를 보류한 채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저고도 비행궤도 변경 능력을 확언한 점을 근거로, 이번 미사일이 변칙 기동을 특징으로 하는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MRBM) '화성-16나' 계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미사일 본체를 밀어낸 뒤 공중에서 점화하는 '콜드런치(Cold Launch)' 방식으로 발사해 사거리를 늘렸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발사 충격을 흡수해 2·3단 미사일의 추진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도발과 이례적으로 신속한 당일 발표는 최근 고조된 남북 간 군사·외교적 긴장 상황과 맞물려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우리 군 당국이 사과를 강력히 촉구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앞서 김 부장은 지뢰 매설 책임을 부인하며 한국군의 경고사격 시 가차 없는 보복을 가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를 언급하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대화를 제의한 데 대해, 전날 김 부장이 "광대극", "망상"이라며 일축한 직후 감행된 무력시위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뢰 도발 사과 요구나 대화 제의 등 남측이 설정한 의제를 회피하고, 군사적 우위 과시를 통해 국면을 자신들이 주도하는 '무력 대결' 프레임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통상 대남·대미 담화를 전담하던 김여정이 미사일 발사 발표의 주체로 나선 것 역시 남측을 향한 노골적인 압박 메시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