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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조사 전쟁②] 쿠팡 현장조사 거부에 공정위 "과태료"…쟁점은 '7일 전 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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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비용 납품업체 전가 의혹 조사서 충돌 쿠팡 "사전통지 필요"…공정위 "적용 제외" 주병기, 라디오서 현장조사 재개 의지 밝혀 과태료 최대 1억원…美 정치권 압박도 변수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2025.12.18.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2025.12.18.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에 응하지 않은 데 대해 공정위가 최대 1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쿠팡은 조사 7일 전에 서면통지를 받지 못했다며 법원 판단을 구하고 있다.

납품업체에 할인 비용을 떠넘겼는지 확인하려던 조사가, 조사 절차가 적법한지를 두고 맞서는 상황으로 번진 것이다. 법원이 쿠팡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자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현장조사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쿠팡은 재항고하며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4일 공정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30일 쿠팡에 조사방해와 관련한 과태료 심사보고서를 보냈다.

공정위는 지난 8월 19일부터 쿠팡이 할인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겼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현장 조사에 나섰다. 쿠팡은 조사 사실을 7일 전에 통지받지 못했다며 응하지 않았다. 같은달 21일에는 현장조사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내면서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쟁점① 대규모유통업법 조사도 '7일 전 통지'해야 하나

양측이 맞선 핵심은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른 현장조사에도 '7일 전 통지' 의무가 적용되는지다.

행정조사기본법은 조사 7일 전까지 조사 대상자에게 출석 요구서나 자료제출요구서, 현장출입조사서 등을 서면으로 알리도록(제17조) 정하고 있다. 다만 공정거래법·표시광고법·하도급법 등 공정위 소관 8개 법률에 따른 조사는 이 규정에서 빠져 있다.

쿠팡은 대규모유통업법이 이 예외 목록에 없으므로 사전통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 조사에 사전통지 없이 조사해 온 방식이 합당한지 법원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다르게 판단한다. 대규모유통업법은 조사절차를 따로 두지 않고 공정거래법상 조사 규정을 가져다 쓰도록 하고 있는 만큼, 공정거래법 조사처럼 사전통지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행정조사기본법에도 예외는 있다. 미리 조사 사실을 알리면 증거 인멸 등 조사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조사를 시작하면서 관련 문서를 보여주거나 조사 목적을 구두로 통지할 수 있다.

◆쟁점② 조사 결정, 제재 전 소송으로 다툴수 있나

현장조사 결정 자체를 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지도 쟁점이다.

쿠팡은 현장조사 결정이 사업장 출입과 자료제출 요구, 진술 청취 등을 가능하게 하는 만큼, 처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최종 제재가 나오기 전이라도 조사 결정을 소통으로 다툴 수 있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집행정지로 현장 조사가 중단되면 조사를 언제, 할지 말지가 사실상 조사 받는 기업의 대응에 따라 정해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고법은 집행정지 신청을 심리하는 동안 현장조사 결정의 효력을 잠정 정지했다. 지난달 2일 심문기일을 열어 양측 주장을 들은 뒤 같은 달 23일 쿠팡의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현장조사 결정으로 쿠팡이 입을 불이익보다 조사를 멈췄을 때 공익에 미칠 영향이 더 크다고 봤다.

쿠팡은 지난달 28일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다만 재항고를 했다고 현장조사 결정의 효력이 다시 멈추지는 않아 공정위는 조사를 재개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2026.02.05.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2026.02.05. [email protected]

주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쿠팡 현장조사에 다시 나갈 것이냐는 질문에 "늦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렇게 정지된 조사 때문에 무너진 정의를 다시 세우는 노력을 끝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방해 행위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하고, 공정위 조사를 회피할 여지가 없도록 기존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뜻도 밝혔다.

다만 이번 집행정지 기각을 현장조사 절차가 적법하다는 최종 판단으로 볼 수는 없다.

집행정지 단계에서는 당장 막지 않으면 되돌리기 어려운 손해가 생기는지, 공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만 따진다. 7일 전 통지 의무가 있는지, 조사 결정이 소송 대상인지는 본안 소송에서 가려진다.

조사방해 과태료 절차도 별도로 진행된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심사관이 법 위반 혐의와 제재 의견을 담아 피심인과 위원회에 제출하는 문서다. 송부만으로 제재가 확정되지는 않는다.

대규모유통업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공정위 조사를 거부·방해하거나 기피한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쿠팡은 반복 위반 사업자에 해당하지 않아 이번 조사방해 혐의에 적용되는 과태료 상한은 1억원이다.

쿠팡의 의견 제출과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과태료 부과 여부와 금액이 결정된다. 사전통지 누락을 이유로 조사에 응하지 않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도 쟁점이다.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를 불러 쿠팡 사태 관련 비공개 증언청취(deposition)를 진행한 23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하원 건물인 레이번 빌딩 법사위 사무실 현판이 보이고 있다. 2026.02.24. sympathy@newsis.com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를 불러 쿠팡 사태 관련 비공개 증언청취(deposition)를 진행한 23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하원 건물인 레이번 빌딩 법사위 사무실 현판이 보이고 있다. 2026.02.24. [email protected]

◆美 정치권 "차별"…정부 "국적 따른 차별 없다"

쿠팡에 대한 공정위 조사를 두고 미국 정치권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의회가 한국의 쿠팡 조사·제재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로 주장하고, 우리 정부가 이를 반박하는 공방은 올해 초부터 반복됐다.

지난 1월에는 대럴 아이사 미 하원의원이 한국 정부가 미국 기술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하고 쿠팡을 불공정하게 대우한다고 주장했다. 스콧 피츠제럴드 하원 반독점소위원장도 쿠팡 미국인 경영진에 대한 형사 기소 요구를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달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원회 청문회에서는 한미 무역합의 위반 주장도 나왔다. 에이리언 스미스 무역소위원장은 미국 기업에 대한 비차별 대우 약속을 언급하며 쿠팡이 차별적 규제를 받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수잔 델베네 하원의원도 한국 규제당국이 관련 약속을 위반하고 있다는 쿠팡 측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7월에는 미 하원 법사위 보좌진이 한국 정부의 쿠팡 대응을 차별적 공격으로 규정하는 중간보고서를 공개했다. 법사위가 공식 채택한 보고서는 아니지만, 한국 당국의 조사와 제재가 미국 투자자와 기업에 피해를 줬다는 주장을 담았다.

백악관 당국자도 한국 정부가 미국 기술기업을 차별적으로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 디지털 서비스의 시장 접근을 제한하는 불공정 무역 관행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청와대는 국적에 따른 차별이나 표적 조사는 없다고 반박했고, 주미한국대사관은 법사위에 사실관계 정정과 정부 입장을 담은 문서를 전달했다.

지난달에는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이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규제한 외국 공무원의 입국을 제한하는 법안 심사에서 한국의 쿠팡 관련 조치를 거론했다. 국내 조사·제재를 둘러싼 논란이 미국 의회의 비판과 통상 문제 제기, 외교당국의 대응으로 이어진 셈이다.

공정위는 미국 정치권의 문제 제기에도 비차별적인 법 집행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필요하면 외교부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절차적 공정성을 지키면서 해외 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법 집행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배훈식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9.21. dahora83@newsis.com
[세종=뉴시스] 배훈식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9.2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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