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3·1운동 앞선 제주 최대 항일투쟁 108년… 학생들이 '그날의 용기' 잇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주도·중문청년회의소 공동 개최
광복회원·유족 등 500여명 참석
학생대표 참여 결의문·만세삼창
위성곤 지사 "자유·정의·희망 제주로"

3일 서귀포시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에서 열린 ‘108주기 제32회 무오법정사 항일항쟁 기념식’에서 광복회원과 유족, 학생·도민 등 참석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500여명이 참석해 1918년 일제에 맞선 제주 선열들의 항일정신을 기렸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3일 서귀포시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에서 열린 ‘108주기 제32회 무오법정사 항일항쟁 기념식’에서 광복회원과 유족, 학생·도민 등 참석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500여명이 참석해 1918년 일제에 맞선 제주 선열들의 항일정신을 기렸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3·1운동보다 앞선 1918년 제주에서 일제에 맞서 일어난 무오법정사 항일항쟁이 108주기를 맞았다. 광복회원과 유족, 학생·도민 등 500여명이 항일운동 발상지에 모여 선열들의 희생을 기리고 다음 세대가 그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다졌다.

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 서귀포시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에서 '108주기 제32회 무오법정사 항일항쟁 기념식'이 열렸다.

제주도와 중문청년회의소가 주최·주관한 행사에는 광복회원과 유족, 기관·단체 관계자, 학생과 도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무오법정사 항일항쟁은 1918년 10월 제주 선열들이 일제의 침략과 억압에 맞서 일으킨 제주 최대 규모의 항일독립운동이다. 1919년 3·1운동보다 앞서 제주에서 일어난 항일운동이라는 점에서도 지역 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올해 기념식 주제는 '먼저 일어선 그날의 용기, 도민과 함께 이어갈 제주의 정신'으로 정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3일 무오법정사 항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위 지사는 선열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억하고 자유와 정의, 희망이 살아 있는 제주를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3일 무오법정사 항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위 지사는 선열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억하고 자유와 정의, 희망이 살아 있는 제주를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기념식에 앞서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의열사를 찾아 헌화·분향했다. 이후 태극기를 들고 중문청년회의소 회원들과 항일운동 거리행진을 재현하며 기념식장으로 이동했다.

본 행사는 국민의례와 경과보고, 결의문 낭독, 기념영상 상영, 기념사와 축사, 추념사, 기념공연,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기념식에서는 항일운동의 기억을 미래세대에 어떻게 넘겨줄 것인지에 무게를 뒀다.

임수진 중문청년회의소 특우회장과 남녀 학생 대표 2명이 함께 결의문을 낭독했다. 성인 세대가 항일정신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직접 기념식의 주요 순서에 참여하도록 한 것이다.

참석자들은 마지막 만세삼창에서도 태극기를 흔들며 108년 전 선열들의 독립 의지를 되새겼다. 기념영상 '그 이름을 되찾기까지'는 무오법정사 항일항쟁의 역사와 함께 왜곡되거나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던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이어져 온 후손들의 노력을 다뤘다.

무오법정사 항일항쟁을 제주지역 다른 항일운동과 연결해 기억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나왔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영상축사를 통해 "무오법정사 항일항쟁은 조천만세운동과 해녀항일운동으로 이어지며 제주 항일정신의 뿌리가 됐다"며 "선열들의 뜻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고 그 역사와 정신이 미래세대에 계승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수진 중문청년회의소 특우회장과 학생 대표 2명이 3일 무오법정사 항일항쟁 기념식에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항일정신을 다음 세대가 기억하고 계승해 나가겠다는 뜻을 다졌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임수진 중문청년회의소 특우회장과 학생 대표 2명이 3일 무오법정사 항일항쟁 기념식에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항일정신을 다음 세대가 기억하고 계승해 나가겠다는 뜻을 다졌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위성곤 지사는 무오법정사 항일항쟁의 의미를 자유와 존엄이라는 가치로 설명했다. 위 지사는 "선열들의 외침은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지키겠다는 결연한 선언이었다"며 "선열들이 먼저 일어섰기에 오늘의 우리가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열들이 지켜낸 이 땅을 자유와 정의, 희망이 살아 있는 제주로 가꿔 미래세대에 온전히 물려줘야 한다"며 "무오법정사 항일항쟁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는 작업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행사장에는 무오법정사 항일항쟁의 역사와 가치를 소개하는 아트월이 설치됐다. 전시관과 행사장을 함께 둘러볼 수 있도록 관람 동선도 마련했다. 의열사까지 이동하기 어려운 고령 유족과 참배객 등을 위해 행사장에 별도 분향소도 운영했다.

108년이 흐른 올해 기념식의 초점은 항일항쟁을 과거의 기념일로 남겨두지 않는 데 맞춰졌다. 학생들이 결의문을 읽고 도민들이 함께 만세를 외치면서 무오법정사의 항일정신을 현재의 기억으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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