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화장 앞 빚쟁이 피켓 들고"...황제성, '오금 저렸던 빚투' 회상하며 오열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코미디언 황제성이 부친의 채무 문제로 방송국 앞에서 채권자의 피켓 시위를 마주했을 당시 극심한 신체적 이상 반응을 겪었다고 털어놓으면서,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생하는 '급성 스트레스 반응'과 '공황 발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황제성은 지난 3일 방송된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서 tvN '코미디빅리그' 녹화 당일 현장에 채권자가 찾아왔던 당시를 회상하며 "가만히 있는데도 오금이 저리고 고소공포증과 같은 신체 변화가 찾아왔다. 대사조차 외워지지 않을 정도로 패닉에 빠졌다"고 밝혔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사건이나 극단적인 압박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이러한 증상은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흥분해 발생하는 전형적인 급성 스트레스 반응(공황 발작 증세)에 해당한다.
인간의 뇌는 극심한 위협을 감지하면 편도체가 즉각 반응해 교감신경계를 흥분시킨다. 이 과정에서 아드레날린 등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대량 분비되면서 심장이 빠르게 뛰고, 호흡이 가빠지며, 혈관이 수축해 손발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고 저리는 '오금이 저리는'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
동시에 뇌의 전두엽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면서 기억력과 집중력이 마비돼 황제성의 사례처럼 평소 완벽히 숙지하던 대사나 업무 내용조차 전혀 떠오르지 않는 '블랙아웃(인지 마비)' 현상을 겪게 된다.
단발성으로 겪는 공황 발작 자체가 모두 '공황장애'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질병관리청과 정신의학계에 따르면, 공황 발작은 인구의 약 20~30%가 평생 한 번쯤 경험할 만큼 비교적 흔하다.
문제는 이후의 경과다. 발작이 가라앉은 뒤에도 "다시 그런 증상이 나타나면 어쩌지", "사람들 앞에서 실수를 하거나 쓰러지면 어쩌지" 하는 예기불안이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이로 인해 대인 관계나 일상생활(출근, 대중교통 이용, 무대 등)을 회피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병적인 '공황장애'로 진단된다. 황제성이 "관객들이 나를 보고 웃어줄 수 있을까, 무대에 서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고 토로한 대목 역시 전형적인 수행 불안 및 예기불안의 양상이다.
만약 갑작스러운 충격이나 극도의 긴장으로 인해 숨이 가빠지고 오금이 저리는 등 급성 패닉 증상이 찾아온다면, 무엇보다 신체 감각을 빠르게 안정시키는 응급 대처가 필요하다.
우선 '4-7-8 복식호흡'이 큰 도움이 된다. 숨을 4초간 코로 천천히 들이마신 뒤 7초 동안 숨을 참고, 이어 8초에 걸쳐 입으로 길게 내쉬는 방식이다. 이러한 호흡 조절은 폭주하던 교감신경을 가라앉히고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신체 이완을 유도한다.
이와 함께 눈앞의 현실 감각을 되찾는 '그라운딩 요법'도 효과적이다. 주변에 보이는 사물 5가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촉각 4가지, 귀에 들리는 소리 3가지 등을 차례로 세어보며 의식적으로 오감에 집중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왜곡된 공포와 인지 마비 상태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로 주의를 돌릴 수 있다.
주변인의 정서적 지지 역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황제성의 사례처럼 위기 상황에서 곁에 있는 사람이 건네는 따뜻한 인정과 지지는 과열된 뇌의 공포 회로를 진정시키는 강력한 심리적 방파제가 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이러한 급성 스트레스와 공황 발작을 단순한 정신력 문제로 치부해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초기 증상을 내버려둘 경우 만성 공황장애는 물론 우울증이나 특정 장소를 두려워하는 광장공포증으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신체화 증상이나 극심한 예기불안이 이어진다면 지체 없이 전문의를 찾아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 등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