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묻는 투자는 틀렸다"...30년 경력 경제평론가의 직격 [fn 인사이트]
윤지호 경제평론가
윤지호 평론가는 상승·하락·횡보 세 갈래로 시장을 재단하는 사고방식을 먼저 경계했다. "상승하는 것도 15도로 올릴지 70도로 올릴지 알 수 없다. 수많은 경로가 있는데 그걸 자꾸 세 가지로 고민하려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가 제시하는 건 '무엇을 먼저 바라봐야 하느냐'이다. "불빛이 비친다고 하면 맨 앞에 비즈니스가 있고, 그다음에 이익이 있고, 마지막에 주가가 있다"라며 "주가를 바라보고 있으면 올라가면 될 것 같고 내려가면 끝날 것 같아 우왕좌왕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윤 평론가가 보는 시장은 긍정적인 시나리오와 이를 위협하는 리스크 시나리오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긍정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기업들의 이익 개선, 그리고 상법 개정에서 출발한 주주환원 기대다.
그러나 반대편 힘도 커졌다. AI 생태계의 현금 흐름과 금리 인상 우려다. 윤 평론가는 "반도체 기업들이 돈을 못 벌어서 주가가 못 가는 게 아니라 할인율이 올라서 못 가는 것"이라며 "미국 10년물 금리에서 인플레 기대를 뺀 실질금리가 2.5~2.6%로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상황에서 채권으로 연간 이 정도 수익률을 낼 수 있는데 주식시장 매력을 크게 느끼기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일이 그 분기점이었다고 했다. "마진이 75%인데 안을 들여다보니 2·4분기 이익 중 상당액이 지분투자 평가이익이었고, 이익의 40%만 현금으로 회수된다. 나머지는 외상"이라는 설명이다. 오라클 사례도 들었다. "매출 성장률 30%인데 영업현금흐름이 184% 늘었다고 해서 주가가 7% 급등했다. 그런데 선수금을 빼니 14억달러가 아니라 11억달러였다. 그날부터 주가가 빠졌다"고 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윤 평론가는 "지금은 박스권에서 트레이딩 바이(단기 매수) 정도를 할 수 있는 구간이지,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답했다. 다만 일률적 처방은 거부했다. "주식투자가 전체 자산의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다 다른 케이스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추세장이냐 박스권이냐를 판단하는 것까지"라고 했다.
그는 피터 린치가 꼽은 '해서는 안 될 행동'을 인용했다. "아침마다 상승률 상위 종목을 찾는 것이다. 어제 그걸 안 샀다고 내 돈이 깨진 건 아니다. 투자는 철저하게 내 안을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반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해법으로는 바벨 전략을 제시했다. AI 생태계 절반을 가져가고 반대편에 금융주와 퀄리티 기업의 조합을 가져가는 것이다. 은행·보험처럼 주주환원율이 높은 종목과 삼양식품·오리온·에이피알 처럼 현금 창출력과 복원력이 강한 기업들을 예로 들었다. 에너지에선 원전을 꼽았다. "AI 생태계가 돌아가려면 에너지가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해당되는 게 원전밖에 없다"라고 조언했다.
시선은 더 멀리 둬야 한다고 했다. "2028년이면 단가는 낮추되 많이 파는 Q(공급 측면)의 사이클이 온다"면서 "마진이 40~50%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모습이 확인되면 주식시장의 리레이팅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10월 실적 시즌부터 포트폴리오 재편이 시작돼야 하고, 그 시선은 2028년을 향해야 한다"면서 "금리가 올라가고 여러 이슈가 있지만 투자 사이클이 부러질 만한 위험 요소는 아직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식투자자에게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 가장 유리하다"며 "저 멀리 있는 게 개인지 늑대인지 모르겠지만 개일 확률이 높은 시장이라면, 올해 12월에서 내년 봄에는 투자에 나서야 할 시기가 아닐까"라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