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산업 외국인력 2만5000명 넘어… '이탈보증금' 적발 올해 0건
20톤 이상 9662명·E-9 1만5588명
제주 E-9 1482명… 4년 새 47.2% 증가
20톤 미만 어선 외국인 104.4% 증가
이탈자 줄었지만 송출비용 점검 사각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국내 어선과 양식장 등에서 일하는 외국인력이 최근 통계 합산 기준 2만5000명을 넘어섰다. 20톤 미만 어선의 외국인 근로자는 4년 새 두 배 이상 늘고 제주 수산분야 외국인 근로자도 1500명에 육박했지만, 외국인 선원이 부담하는 이른바 '이탈보증금'은 올해 정부 점검에서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아 인력 확대에 맞춘 관리체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협중앙회와 해양수산부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톤 이상 연근해 어선에서 일하는 외국인 선원인 E-10-2 체류자는 올해 6월 기준 9662명이다.
20톤 미만 어선과 양식장, 소금채취업 등에서 일하는 E-9 외국인 근로자는 올해 8월 기준 1만5588명이다. 최근 집계치를 합하면 2만5250명이다.
수산업 외국인력은 크게 두 제도로 나뉜다. E-10-2는 주로 20톤 이상 연근해 어선에서 일하는 외국인 선원이고, E-9은 20톤 미만 어선과 양식장, 소금채취업 등에 고용되는 외국인 근로자다. 같은 수산 현장에서 일하더라도 입국과 고용·관리 체계가 서로 다르다.
최근 증가세는 E-9에서 두드러졌다. 수산분야 E-9 외국인 근로자는 2022년 8707명에서 올해 8월 1만5588명으로 6881명 늘었다. 증가율은 79.0%다.
특히 20톤 미만 어선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같은 기간 3424명에서 6997명으로 3573명 증가했다. 4년 만에 104.4% 늘어 두 배를 넘어섰다.
반면 20톤 이상 어선의 E-10-2 외국인 선원은 2022년 9242명에서 2023년 1만199명, 2024년 1만268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1만34명, 올해 6월 9662명으로 다시 줄었다. 2022년 이후 대체로 1만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제주에서도 외국인 근로자 증가세가 확인됐다. 제주 수산분야 E-9 외국인 근로자는 2022년 1007명에서 올해 8월 1482명으로 475명 늘었다. 4년 사이 47.2% 증가했다. 현재 제주 인원은 전국 수산분야 E-9 외국인 근로자의 약 9.5%를 차지한다.
외국인력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E-10-2 외국인 선원의 사업장 이탈은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탈자는 2022년 1866명에서 2023년 1460명, 2024년 1267명, 지난해 847명으로 줄었다. 3년 사이 54.6% 감소했다. 올해는 6월까지 405명이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탈자 감소만으로 외국인 선원 관리가 개선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외국인 선원 관리 과정에서는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거나 사업장을 이탈할 경우 돌려받지 못하는 이른바 '이탈보증금'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쉽게 말해 외국인 선원이 한국에 오기 전 현지 송출업체 등에 일정 금액을 맡기고 계약기간을 채워야 돌려받는 방식이다. 공식적인 송출비와 별도로 선원에게 추가 부담을 지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 선원 입장에서는 보증금을 잃지 않기 위해 열악한 근로조건이나 부당한 상황에서도 사업장을 떠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피해 사례가 언론 등을 통해 잇따라 알려진 것과 정부의 공식 점검 결과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문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관련 점검에서 이탈보증금 징수 사례는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다. 지난해 관계기관 합동점검에서도 확인된 사례는 1건이었다.
해수부와 수협은 외국 현지 송출업체와 선원 사이에 별도 계약이 이뤄지거나 현금으로 거래할 경우 국내 점검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적발 0건'이 이탈보증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인지, 현행 점검 방식으로 찾아내기 어려운 것인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관리 범위를 국내 사업장과 송입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외국인 선원이 실제 출국 전부터 부담한 비용과 현지 송출업체 계약까지 확인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력 공급 시점도 수산업 현장의 과제다. 외국인 근로자 숫자는 빠르게 늘었지만 어획과 작업량이 집중되는 성어기에는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현장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어업은 지역과 어종에 따라 조업 시기가 크게 달라 연간 총인원을 늘리는 것만으로 현장의 인력난이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어종을 잡을 때 몇 명이 필요한지를 세분화해 도입 시기를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제주 역시 어선어업과 양식업 등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1482명까지 늘어난 만큼 인원 증가뿐 아니라 사업장별 수요와 근로환경, 숙소, 임금과 송출비용 등을 함께 살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문대림 의원은 "외국인 선원 이탈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의 초점을 이탈률에만 맞춰선 안 된다"며 "이탈보증금과 과도한 송출비 등 부당한 비용이 선원에게 전가되는지 정부와 수협이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력은 이미 수산업의 핵심 인력이지만 성어기 인력난은 계속되고 있다"며 "지역·어종·조업 시기별 수요를 파악해 필요한 때 필요한 곳에 합법적인 인력을 공급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