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성수 포화에 서촌·북촌 뜬다…F&B업계 오프라인 영토 확장
성수동 포화에 서촌·북촌으로 눈 돌린 F&B 업계
KFC·오설록 등 한옥 매력 살린 이색 팝업 눈길
점포당 방문객 성수의 4배…글로벌 마케팅 거점 급부상
[파이낸셜뉴스] "한옥에서 한국 전통 음식과 차 등 팝업 행사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 이색적입니다. '엑스(옛 트위터)'에서 한국에서 즐길 만한 곳으로 북촌을 추천해 줘서 꼭 와보고 싶었습니다."
서울 관광을 온 일본인 관광객 츄마 씨는 지난 4일 북촌과 서촌 일대를 방문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 종로구 서촌과 북촌 일대는 K디저트와 이색 팝업스토어를 찾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팝업의 성지'로 불리던 성수동이 극심한 포화 상태에 이르자, 유통 업계는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서촌과 북촌에 팝업 및 플래그십 스토어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와 엔터 업계도 한옥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KFC는 올여름 한옥과 패스트푸드를 결합한 '켄터키 할아버지의 바삭한 집들이' 콘셉트의 이색 팝업스토어를 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하겐다즈는 올여름 아이스바 무빙 팝업을 북촌 일대에서 진행했다.
특히 아이돌 팬덤과 2030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거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걸그룹 르세라핌은 지난 6월 컴백을 기념해 북촌 오설록 매장에서 관련 팝업을 진행했다. 이날 북촌 오설록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이 모 씨는 "주말마다 성수동의 유명 팝업스토어를 찾았지만, 대기가 너무 길고 공장형 공간들에 피로감을 느꼈다"며 "반면 서촌, 북촌 일대는 한옥의 여유로운 정취 속에서 차를 마시며 다채로운 식음료(F&B)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색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F&B 업계가 서촌과 북촌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존 상권의 포화와 임대료 부담, 소비자들의 팝업 피로도 증가 탓이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서촌의 점포당 방문객 수는 110.3명으로 성수(28.9명)보다 4배가량 높다. 단위 면적(헥타르)당 방문객 수 역시 서촌(7만1456명)이 성수(4만8698명)를 훌쩍 웃돈다. 서촌과 북촌은 평지 위주의 골목 구조라 도보 이동이 편리하고 관광객은 물론 광화문 인근 직장인들 수요도 있어 모객이 쉬운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글로벌 마케팅 거점으로서의 가치도 뛰고 있다. 아시아권 관광객이 주를 이루는 성수동과 달리, 서촌과 북촌 일대는 북미·유럽 등 서구권 관광객 비중이 높다. 최근 K푸드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글로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어떤 공간에 사람이 모이려면 볼거리가 많아야 하는데, 공간 밀도가 높은 이들 지역은 골목이 좁아 다양한 볼거리는 물론, 사람이 많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며 "도심 지역과 가까워 퇴근 후 이동하기 편한 것도 이 지역이 가진 매력"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