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 아열대 어종 최대 81.8%… 상어·해파리 출현도 급증
문대림 의원, 해양과기원 자료 공개
조천 북촌 아열대어류 31.3%서 52.4%
부산 기장도 56%서 71%로 증가
동해 대형상어 혼획 1건서 44건
해파리 쏘임 744건서 4224건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일부 연안에서 조사된 어류 가운데 아열대성 어종 비율이 최대 81.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조천읍 북촌에서는 7년 사이 아열대 어류 비중이 31.3%에서 52.4%로 높아졌고, 동해에서는 대형상어 혼획과 해파리 피해까지 급증하면서 우리 바다의 생물상 변화가 제주를 시작으로 남해·동해까지 확산하는 양상이다.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2023년 제주 신흥 해역에서 조사된 아열대 어종 비율은 47.2~81.8%였다.
사계 해역은 50.0~66.7%, 신창은 45.2~58.5%, 북촌은 33.3~51.1%로 나타났다. 여기서 아열대 어종 비율은 조사에서 확인된 전체 어종 가운데 아열대성 어종이 차지한 비중을 뜻한다.
장기간 같은 지역의 변화를 살핀 제주 북부 북촌리 조사에서는 방향성이 더 뚜렷했다. 2015년 확인된 전체 어류 32종 가운데 아열대 어류는 10종으로 31.3%였다. 2022년에는 전체 42종 가운데 22종이 아열대 어류로 분류돼 비율이 52.4%까지 올라갔다. 7년 사이 21.1%포인트 상승한 셈이다.
제주 해역에서는 아홉동가리와 독가시치, 긴꼬리벵에돔, 청줄돔, 범돔, 거북복, 강담돔 등 다양한 아열대성 어종이 확인되고 있다.
최근 자료에서도 아열대·이상 생물의 출현은 이어졌다. 2021~2026년 제주 해역 조사에서는 아홉동가리와 호박돔, 황놀래기, 잿방어, 가시복, 강담돔, 꼬치고기, 독가시치 등이 반복적으로 관찰됐다.
위험성이 있는 생물도 확인됐다. 맹독성 파란선문어와 바다뱀류가 조사 기간 지속적으로 나타났고, 2024년 이후에는 고래상어와 무태상어도 출현 기록에 포함됐다.
변화는 제주에 그치지 않는다. 부산 기장 연안에서는 2007~2009년 조사 당시 전체 78종 가운데 아열대종이 44종으로 56%를 차지했다. 2025년에는 전체 212종 가운데 151종이 아열대종으로 조사돼 비율이 71%까지 높아졌다. 깃털제비활치와 나비고기류 등 과거 상대적으로 보기 어려웠던 아열대성 어종도 확인됐다.
울릉도에서도 관찰 어류의 58.5%가 열대·아열대성 어류로 분류됐다. 여러 해역에서 열대·아열대성 어종의 높은 비중과 증가 흐름이 동시에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생태계 변화는 어종 구성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동해안에서 혼획된 대형상어는 2022년 1건에서 2023년 15건, 2024년 44건으로 급증했다. 2년 사이 1건에서 44건으로 늘어났다.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4~6월 대형상어 출현 건수는 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건의 3.8배에 달했다.
해파리 증가도 가파르다. 경남 고성에서 조사된 보름달물해파리는 2021년 100㎡당 115개체에서 2025년 8209개체로 늘었다. 약 71배다. 동중국해에서 유입되는 노무라입깃해파리도 2023년 ha당 10개체에서 2024년 90개체로 9배 증가했다.
해파리 출현 증가는 사람의 피해로도 이어졌다. 전국 해파리 쏘임사고는 2023년 744건에서 2024년 4224건으로 1년 만에 5.7배로 늘었다. 사고 건수로는 3480건 증가했다.
올해 해파리 특보도 6월 제주 등에서 시작된 뒤 7월 부산·울산, 8월 동·남해 등으로 확대됐다. 노무라입깃해파리뿐 아니라 유령해파리와 커튼원양해파리, 작은상자해파리 등 독성이 있는 해파리도 국내 연안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 같은 자료는 최근 부산 북항에서 관심을 모은 대형상어 한 마리의 출현을 개별 현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제주에서 아열대 어류의 구성 비중이 높아지는 동안 다른 해역에서도 아열대종과 상어·해파리 등 기존 해양생물 분포와 다른 변화가 함께 관찰되고 있어서다.
개별 종의 증가 원인을 해수온 상승 등 특정 요인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해류와 먹이생물, 번식 환경, 조사 강도 등 여러 조건이 출현 기록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수온·생물·환경 자료를 함께 분석해야 한다.
문대림 의원은 특정 생물의 출현이나 피해가 발생한 뒤 확인하는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AI 기반 해양생태 예측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해양생물 관측자료와 수중영상·음향·수온 등 환경정보를 통합 분석해 생태계 변화를 상시 진단하고 이상징후를 사전에 포착하는 '해양 AX 체계'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문 의원은 "제주 일부 해역의 아열대 어종 비율이 80%를 넘고 대형상어와 해파리 출현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며 "축적된 해양생물·환경정보를 AI와 결합해 바다의 변화를 진단하고 이상징후를 사전에 예측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