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500명 밑돈 추자도… 483억 들여 물·어촌·관광 기반 재정비
위성곤 지사, 취임 후 첫 추자 1박2일
65세 이상 42.3%… 고령화 심화
담수화 309억·묵리항 89억 투입
인도교 85억… 체류관광 기반 확충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주민등록 인구가 1500명 아래로 내려간 제주 추자도에서 생활용수와 어촌 정주, 관광 기반을 동시에 손보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민선9기 출범 후 처음 추자도를 1박2일 방문해 사업비 합계 483억900만원 규모의 인도교·해수담수화·어촌뉴딜 사업을 점검했다.
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위성곤 지사는 3일부터 이날까지 추자인도교와 추자정수장, 황경한의 묘, 묵리항 어촌뉴딜300 사업 현장을 차례로 찾았다. 제18회 추자도 참굴비 대축제에도 참석해 주민과 어업인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번 방문의 무게는 관광시설 점검보다 섬 주민의 생활기반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실렸다.
추자면의 주민등록 인구는 올해 8월 기준 1492명이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은 631명으로 42.3%를 차지한다. 2011년 2401명이던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든 데다 고령화까지 빠르게 진행되면서 물과 교통, 의료·복지 등 생활기반 유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추자도는 제주 본섬 북쪽 해상에 있는 섬 지역으로 제주항에서 여객선을 이용해야 한다. 제주항에서 이동시간도 약 1시간30분에 이른다. 4개 유인도와 38개 무인도로 구성돼 있어 기상과 선박 운항 여건이 주민 생활과 관광객 이동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위 지사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전날 개통한 추자올레 인도교와 수변공원이다. 사업비 85억2900만원을 들여 길이 162m의 아치형 인도교와 수변공원을 조성했다. 올해 경관조명 설치까지 마쳐 낮뿐 아니라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도는 인도교 자체를 관광시설로 끝내기보다 추자올레와 낚시, 주변 상권을 연결해 체류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자도는 벵에돔과 돌돔, 참돔 등 어종이 풍부해 낚시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추자올레 18-1코스와 참굴비 등 기존 관광자원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방문객이 섬에 오래 머물지 않으면 시설투자가 주민소득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 숙박과 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묶어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하는 일이 과제로 꼽히는 이유다.
위 지사는 주변 해역의 어족자원과 낚시 여건을 살펴보고 인도교와 수변공원을 활용한 낚시 관광 활성화 방안을 주문했다.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한 섬 지역 에너지 자립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생활여건과 직결된 가장 큰 사업은 물 공급이다. 제주도는 2022년부터 2027년까지 309억2500만원을 투입해 추자정수장의 노후 해수담수화시설을 개량하고 공급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도수관로와 토목·건축 구조물 공사는 마친 상태다. 내년 1월 증설시설을 준공한 뒤 기존 시설을 개량해 내년 12월 전체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사업이 끝나면 해수담수화시설을 2개 계열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한 시설을 정비하더라도 다른 시설을 가동할 수 있어 공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제주도의 설명이다.
추자도의 물 문제는 오래된 생활 현안이다. 본섬 상수도망과 떨어진 섬 특성 때문에 과거에는 가뭄 때 제한급수를 반복했고, 2000년 해수담수화시설을 도입한 뒤 지속적으로 처리능력을 늘려왔다. 현재 사업은 노후시설을 다시 정비하고 관광객 증가 등 장래 수요까지 대비하는 단계다.
위 지사는 추자정수장에서 담수화시설과 빗물 이용시설의 운영 상황을 확인했다. 위 지사는 "공급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정수처리시설을 고도화해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깨끗한 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촌의 생활·소득 기반을 개선하는 묵리항 어촌뉴딜300 사업에도 88억5500만원이 투입된다. 묵리어항과 해조류 공동작업장을 정비하고 해녀복지관을 개축했다. 귀어·귀촌인을 위한 주거지원시설 '묵리살래'도 조성했다.
현재는 낚시박물관과 기록·전시 공간, 관광쉼터 등을 갖춘 '묵리어가'를 신축하고 있다.
제주도는 새 시설을 만드는 데서 사업을 끝내지 않고 누가 어떻게 운영할지와 주민소득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위 지사도 "기존 민박과 빈집을 활용하고 야영장·캠핑시설 등 추자 여건에 맞는 숙박 수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추자의 인구 감소에는 수산업 기반 약화와 함께 교육·의료·교통 등 섬 생활의 제약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왔다. 특히 과거 추자 경제를 이끌었던 참조기 어선이 다른 항구로 이동하면서 일자리 기반이 약해진 점도 인구 감소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위 지사는 "추자도는 섬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물 공급과 어촌 정주여건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기반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며 "추자의 자연과 어촌자원을 살려 추진 중인 사업들이 주민 삶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도록 챙기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