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책실장은 '내부승진'…강훈식 '후임 인선이냐 유임이냐'
李 "개혁 목표여야…선명함·누군가 공격 수단이어선 안 돼"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한 달간 공석이던 정책실장에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을 승진 발탁하면서 청와대 개편의 관심은 이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거취로 쏠리고 있다. 정책실장은 외부 수혈 대신 내부 승진으로 정책의 연속성과 조직 안정에 무게를 실었지만, 지난달 21일 사의를 밝힌 강 실장에 대해서는 2주째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 안팎에서는 강 실장의 후임으로 적합한 인사에 대한 검토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임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정무적 역량과 조직 장악력, 여권 내 역학관계 등을 두루 따져 최종 판단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엔 이 대통령의 미국·멕시코 순방이 끝난 뒤 공석이던 정책실장과 비서실장 거취가 함께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하준경 정책실장과 문신학 경제성장수석 등 경제·정책 라인 인사만 단행했다.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일 춘추관에서 후임 인선 또는 유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비서실장 문제에 대해서는 인사권자가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2기 내각 인사 과정에서 후보자 낙마가 이어진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달 21일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지 않으면서 비서실장 업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김영진·박성준·이해식·천준호·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이 대통령과 가까운 현역 의원들이 차기 비서실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들이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어 청와대로 자리를 옮길 경우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최근 지지율 흐름과 수도권 부동산 민심 등을 감안하면 민주당으로서도 보궐선거 승리를 낙관하기 어려워 현역 의원 발탁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국회 밖 인사들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반대로 강 실장의 유임설도 제기된다. 강 실장은 대통령과의 호흡은 물론 당·정·청을 잇는 정무 역할을 맡아왔다.
특히 청와대 내부 조율에만 머물지 않고 원유 수급과 방산 협력 등 주요 대외 현안에도 직접 투입되며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수급 우려가 커졌을 때 직접 산유국을 찾아 원유 확보 등 실질적인 성과를 냈고, 해외 방산 협상에도 투입되는 등 경제·외교·안보 현안을 두루 챙겼다. 다만 인적 쇄신 없이 현 체제를 유지할 경우 인사 책임론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미 정책실장과 경제성장수석 인사를 통해 정책 라인을 재정비한 만큼 비서실장까지 서둘러 교체하기보다는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강 실장의 거취와 후임 인선을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국정감사 일정과 업무 인수인계 등을 감안하면 시점이 더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개혁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하는 것이지, 누군가의 정치적 성과와 환호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개혁은 목표이어야지 선명함을 드러내고 주목을 받고 누군가를 공격하는 수단이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현안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 1일 청와대가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한 이후 여권 일각과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최종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