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안 보이는 국감..'친기업·메가프로젝트'에 與 몸사리나
삼성·SK 주요 기업인 증인 채택 불발
GS리테일·CJ ENM 등도 잇단 철회
'줄소환·망신주기' 비판에 최소화 기조
대기업 투자 필요한 핵심 사업에도 부담
[파이낸셜뉴스] 올해 국정감사에서 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를 무더기로 불러 세우던 관행이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망신주기 국감' 비판에 더해 친기업 기조와 정부 핵심 프로젝트를 위한 재계 협조까지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6일 시작되는 국감에서는 당초 증인 후보로 거론됐던 주요 대기업 총수와 경영진 상당수가 최종 명단에서 빠졌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국민의힘이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증인으로 요구했지만 여야 협의 과정에서 채택되지 않았다.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 등도 증인 신청 대상에 올랐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증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유통업계에서도 CEO급 증인에 대한 출석 요구가 잇따라 철회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와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 윤상현 CJ ENM 대표 등에 대한 출석 요구를 철회했다. TV홈쇼핑 재승인과 중소 납품업체 거래관행,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모회사 관리책임 등을 묻기 위해 당초 증인으로 채택했던 인사들이다.
다만 기업 관련 현안 자체를 국감에서 빼는 것은 아니다. 티빙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서는 최주희 티빙 대표의 증인 채택이 유지됐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도 원재료 담합 문제와 관련해 조영식 CJ제일제당 부사장과 이운익 삼양사 대표를 증인으로 부른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의 책임을 따질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역시 산자위 증인석에 선다.
현안과 책임 소재가 뚜렷한 기업인은 부르되 총수나 모회사 최고경영자(CEO)까지 일단 국감장에 세우고 보는 과거 방식의 증인 채택에는 신중해진 셈이다. 특히 같은 산자위에서 홈플러스 사태와 직접 관련된 김 회장은 증인으로 부르면서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한 이 회장과 최 회장 채택에는 합의하지 않았다는 점도 대비된다.
최근 몇 년간 국감에서는 기업인 증인이 빠르게 늘었다. 국감에 채택된 기업인 증인은 2020년 63명에서 2021년 92명, 2022년 144명으로 증가했다. 2023년 95명으로 줄었지만 22대 국회 첫 국감이 열린 2024년에는 159명으로 다시 치솟았다.
지난해에도 국감 시작 전부터 기업인 증인이 200명에 육박하면서 '기업인 줄소환' 논란이 불거졌다. 현안을 검증하기보다 유명 기업인이나 총수를 증인석에 세우는 데 치중한다는 이른바 '병풍 국감', '망신주기 국감'이라는 비판도 계속됐다.
민주당 지도부가 올해도 기업인 증인 최소화 기조를 보이는 데에는 이 같은 비판에 대한 부담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된 만큼 기업인을 경쟁적으로 불러 세우기보다 정부 정책을 검증하는 '정책국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여당이 기업 투자 확대와 규제 개선을 강조하며 재계와 접점을 넓히고 있는 점도 기업인 소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대내적으론 3대 메가프로젝트, 대외적으론 대미 전략투자 등 대형 경제·산업 프로젝트에서 기업의 역할은 확대일로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으로서는 '정책 국감'이라는 명분과 정부 핵심 프로젝트를 위한 기업 협조라는 실리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기업인 '선별 소환' 기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email protected] 송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