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땄는데 태극기가 안 올라가?" 엉망진창 나고야 AG, 마지막까지 '최악의 촌극'
애국가 나오는데 멈춘 태극기… 축구 시상식서 터진 초유의 게양 사고
엉뚱한 버스·북한 국가 연주… 16일 내내 이어진 '최악의 운영 참사'
공항 노숙·남녀 혼숙·택시 출근… '동네 대회'로 전락한 2026 나고야
[파이낸셜뉴스] "동네 체육대회도 이렇게는 안 한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대회 마지막 순간까지 최악의 운영 난맥상을 노출하며 '역대 최악의 대회'라는 오명과 함께 씁쓸하게 막을 내렸다. 특히, 대회 피날레를 장식한 대한민국 남자 축구 결승전 시상식에서는 금메달의 환희를 짓밟는 황당한 '태극기 게양 사고'까지 발생하며 국제 스포츠 무대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축구 시상식. 일본을 1-0으로 꺾고 아시안게임 4연패의 금자탑을 세운 태극전사들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그러나 영광스러운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순간, 정작 가장 높이 솟아올라야 할 태극기는 엉킨 듯 중간에 멈춰버렸다. 게양을 맡은 현지 관계자들은 우왕좌왕했고, 선수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게양대 쪽을 가리켰다. 결국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태극기는 맨 위로 올라가지 못했고, 현장에서는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지는 초유의 촌극이 빚어졌다.
축구 대표팀 주장 이기혁(강원)은 "시상식은 축하받아야 하는 자리인데,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 태극기 하나 제대로 펼쳐주지 못한 것은 너무나 아쉽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의 국기 게양 사고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이번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은 개막 전부터 폐막까지 16일 내내 '운영 참사'의 연속이었다.
선수들의 발이 되어야 할 셔틀버스는 엉뚱한 목적지로 향하기 일쑤였다.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은 파키스탄 선수단과 버스가 뒤바뀌는 바람에 훈련을 통째로 날렸고, 농구와 축구 대표팀 역시 배차 지연으로 훈련 일정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국가 연주 사고는 국제적 결례의 극치를 보여줬다. 한국 하키 대표팀 경기에서는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울려 퍼지는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입국 첫날부터 헬게이트는 열려있었다. 시스템 등록 오류와 수송망 붕괴로 한국 선수단을 비롯한 각국 선수들은 공항에서 최소 3시간에서 길게는 14시간 넘게 노숙을 해야 했다. 참다못한 한국 조정 대표팀은 사비로 택시를 잡아타고 이동하는 웃지 못할 풍경을 연출했고, 중국 체조 국가대표 장보헝은 "12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며 소셜미디어에 분통을 터뜨렸다.
숙소 문제 역시 가관이었다. 크루즈선과 컨테이너 조립식 숙소라는 기형적인 배정 방식은 결국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인도 선수들은 2인실에 3명이 배정되는 황당한 상황을 겪었고, 심지어 개최국 일본 선수단마저 남녀 선수가 같은 방에 배정되는 '혼숙 참사'가 발생해 급하게 방을 재배정하는 촌극을 빚었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기본마저 내팽개친 일본 조직위원회의 안일한 대회 운영은, 아시아 최대의 스포츠 축제를 출전 선수들에게 '최악의 기억'으로 남기며 일본 스포츠 행정의 민낯을 전 세계에 까발렸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