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CT·MRI 재촬영이 잘못된 검사는 아냐… 줄여야할 건 ‘불필요한 재검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 회장
간이식 환자에게 새로운 합병증 의심 등
CT 찍었더라도 재검사 필요한 경우 많아
날짜로 검사 필요성 가르는 방식도 한계
시범운영 짧아… 안정화 뒤 페널티 적용

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 회장(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이 4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다시 촬영했다는 사실만으로 잘못된 검사로 볼 수 없다. 줄여야 할 대상은 '불필요한 재검사'"라며 "필요한 검사는 정확히 시행하고 불필요한 검사는 시행하지 않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은평성모병원 제공
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 회장(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이 4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다시 촬영했다는 사실만으로 잘못된 검사로 볼 수 없다. 줄여야 할 대상은 '불필요한 재검사'"라며 "필요한 검사는 정확히 시행하고 불필요한 검사는 시행하지 않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은평성모병원 제공

"'중복촬영'이 아니라 '재검사'라고 불러야 합니다."

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 회장(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은 "다시 촬영했다는 사실만으로 잘못된 검사로 볼 수 없다"며 "줄여야 할 대상은 '불필요한 재검사'"라고 4일 강조했다.

간이식 환자에게 새로운 합병증이 의심되거나, 고령의 중증 환자가 상태가 달라져 응급실을 다시 찾았다면 얼마 전 CT를 찍었더라도 재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또 응급 상황에서는 진료 지연이 없어야 한다는 원칙도 내세웠다. 심폐소생술 중이거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환자를 촬영했다면 의료진은 환자 처치에 집중해야 하므로 촬영정보를 사후에 제출할 수 있는 명확한 기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기한이 12시간이 적절한지 24시간이 적절한지는 시범운영을 통해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방 체계의 복잡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신장혈관 CT와 간암 평가용 간 역동적 CT처럼 EDI 코드가 다른 검사도 병원 현장의 처방명은 제각각인데, 처방 의사들이 이를 잘 알지 못하는 만큼 병원 시스템이 알기 쉽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학회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의 의뢰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병원마다 처방코드 운영에 큰 차이가 있었다"며 "환자에게 맞는 프로토콜로 검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원 환자 절반 이상을 재촬영한 일부 기관에 대해서도 숫자만으로 과잉진료라 단정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다른 병원에서 CT로 충수염을 진단받고 수술하러 온 환자를 이유 없이 다시 찍는다면 불필요할 수 있지만, 수술 며칠 뒤 열이 나 합병증이 의심된다면 다시 촬영해야 한다"며 "같은 복부 CT라도 답하려는 임상적 질문이 다르다"고 말했다. 재촬영 비율이 유난히 높거나 특정 사유를 반복 입력하는 기관부터 실제 사례를 검토하고, 원 검사 영상의 화질이 문제였다면 처음 촬영한 기관에도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회가 제안한 재촬영 사유코드는 검사를 처방하는 의사가 입력해야 한다고 했다. 사유는 △필요한 추가검사 △허용 가능한 재검사 △정당한 추적검사 △불필요한 재검사 △이전 검사와 목적이 다른 검사로 나뉜다. 허위 입력을 막기 위해 의무기록에 환자 상태 변화와 검사 목적, 판단 근거를 남기고, '원 영상 화질 불량'이나 '촬영 범위 부족'을 선택한 경우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실제 영상을 확인하는 절차를 두자고 제안했다.

또 시범운영 기간에 대해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병원마다 처방·촬영·전산 전송·청구 방식이 다르고, 의원의 외부 의뢰 검사, 비급여에서 급여로 바뀌는 검사, 야간·휴일 응급검사, 시스템 장애까지 점검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한 달은 시스템을 처음 돌려보는 기간에 가깝다"며 "담당자와 전송 절차, 제출 허용 시간, 누락 정정 방법이 안정적으로 정착된 뒤 페널티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날짜로 검사 필요성을 가르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상검사 적정성 평가에서 동일기관·동일부위 검사를 30일·90일 이내에 얼마나 다시 했는지 보는 것은 문제를 살피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4주 뒤 필요한 추적검사를 28일째 했다고 부적절해지고 31일째 했다고 적절해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반대로 1년 뒤 검사라도 불필요할 수 있다. 국소 전립선암 근치 수술 후 증상이 없고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안정적인 환자의 경우 예약해뒀다는 이유만으로 매년 MRI를 찍는데 검사 당일 필요성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급여로 인정되는 횟수가 곧 반드시 찍어야 하는 횟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정부에 다른 병원으로 옮긴 뒤의 검사뿐 아니라 같은 병원 안에서 반복하는 검사도 사유를 분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학회가 2013년부터 마련해 온 재검사 기준과 영상 품질평가, 사유코드를 제도와 연결하고 외부 영상 저장 비용을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대한영상의학회는 필요한 검사는 정확히 시행하고, 불필요한 검사는 시행하지 않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검사 #CT #MRI #불필요한 재검사 #재촬영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