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의 벼랑 끝 전술…"7대 조건 전면 수용 전까지 호르무즈 개방 없다"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2026년 8월 21일 이라크 중부 성지 나자프의 와디 알살람 묘지를 방문해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의 묘를 참배하고 있다. 알무한디스는 친이란 단체들이 포함된 이라크 무장 동맹 '하셰드 알샤아비'의 사령관이었다. 알무한디스와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은 2020년 바그다드 공항 인근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사진=연합뉴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2026년 8월 21일 이라크 중부 성지 나자프의 와디 알살람 묘지를 방문해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의 묘를 참배하고 있다. 알무한디스는 친이란 단체들이 포함된 이라크 무장 동맹 '하셰드 알샤아비'의 사령관이었다. 알무한디스와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은 2020년 바그다드 공항 인근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란이 미국을 향해 자국이 제시한 7대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측 종전 협상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관영 매체 인터뷰와 의회 본회의 발언을 통해 "미국 측이 일방적 요구를 강요하며 시간을 끌던 시대는 끝났다"라며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에 기반한 우리의 7가지 조건이 완전히 수용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결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갈리바프 의장은 미국이 최근 중재자를 통해 협상안을 내놓고도 언론에는 다른 말을 흘리는 행태를 '인지전'이라고 비난하며 "우리는 전쟁과 협상 중 선택을 강요받지 않으며 권위와 합리성에 따라 행동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필요할 때는 싸우고 필요할 때는 협상한다"라며 "모든 힘을 다해 전장에 나서 기습을 가할 수 있으며, 전쟁을 준비한 자가 협상 테이블에서도 승리한다"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란이 미국에 요구한 '7일 신뢰 구축안'의 핵심 7대 조건에는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 △동결자금 즉시 반환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면제 △모든 전선에서의 전투 중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미국이 이를 이행하면 7일 내에 해협을 개방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테헤란 주재 외교관들을 불러 모아 "분쟁 해결 방안이 받아들여지면 7일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이 군사 행동을 선택한다면 방어를 위해 어떤 조치든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양측의 협상은 의제와 이행 순서를 두고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여전히 핵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회복과 관련한 명확한 조치를 원한다"며 미국의 제안을 일축했다. 이란 측은 일각에서 제기된 제재 완화 대가 핵 사찰 허용설에 대해서도 "논의된 바 없다"며 부인했다. 오히려 이란 내에서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양국은 지난 7월 파키스탄 중재로 종전 로드맵인 이슬라마바드 MOU에 서명했으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이견으로 무력 충돌이 재발하며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란군은 현재 미군이 이란 해안에서 1000km 떨어진 곳에 배치돼 있다며 미사일 사거리를 대폭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혀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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