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혈맥 끊고 일상 흔든다"…러시아, 키이우 핵심 교량 나흘간 7차례 폭격
드니프로강 가로지르는 남·북부 교량 집중 타격…2명 부상·교통 마비
키이우 도로교 6곳 중 5곳 통행 제한…"100만 명 출퇴근 차질·물류 치명상"
전력망 이어 물류·철도 등 후방 인프라 융단폭격…"저항 의지 꺾기 의도"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가로지르는 핵심 교량들을 나흘 연속 집중 공격하며 수도의 교통과 물류망을 옥죄고 있다. 전선 후방의 핵심 인프라를 파괴해 우크라이나의 일상과 경제를 뒤흔들고 국민의 저항 의지를 꺾으려는 대대적인 공습 작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오전 드론을 동원해 키이우 북부의 '피브니치니(북부교)' 다리를 공습했다. 전날에 이은 이틀 연속 공격으로, 도로 노면이 파괴되고 2명이 다쳤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차량이 통행 중인 다리에 드론이 돌진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지역난방 센터 파손으로 도심 일부 구역의 온수 공급까지 끊겼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군은 1일과 2일에도 남부의 '피브덴니(남부교)' 다리를 5차례 타격해 차량과 지하철 통행을 전면 중단시켰다. 지난 4년 반의 전쟁 동안 안전하게 유지됐던 키이우의 다리들이 지난 1일부터 나흘간 최소 7차례나 공격받은 것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해당 교량들이 우크라이나군의 병력과 군수 화물 수송에 쓰이고 있어 군사적으로 정당한 타격 목표라고 주장했다.
키이우는 도시를 관통하는 드니프로강을 기준으로 서쪽 우안(정부 및 기업 밀집)과 동쪽 좌안(주거지역)으로 나뉜다. 동쪽에 거주하는 약 100만 명의 시민들에게 다리는 생명줄과 같다. 지속적인 공습과 추가 타격 우려에 키이우 당국은 현재 주요 도로 교량 6곳 중 5곳의 통행을 대폭 제한하거나 완전히 차단했다.
다리가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았지만, 교통량 병목과 대중교통 운행 차질로 시민들의 일상과 출퇴근길은 이미 큰 혼란에 빠졌다. NYT는 키이우의 교량 기능이 마비될 경우 북부와 남부로 이어지는 물류 흐름이 막혀 우크라이나 전체 경제와 군수 수송에 치명상을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쪽 하류의 교량을 이용하려면 수십 킬로미터를 우회해야 하며 전선과 가까워 추가 공격 위험에 노출된다.
러시아의 이번 교량 집중 공격은 기존 전력망 타격을 넘어 물류창고, 철도, 데이터센터, 의약품 보관소 등으로 타격 범위를 확대한 '후방 융단폭격'의 연장선에 있다. 방공 미사일 부족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의 약점을 파고들어 경제를 마비시키려는 노골적인 전술이다.
클리치코 시장은 "적들이 키이우를 파괴하고 있다. 평시처럼 살 수 있다고 위장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전쟁 초기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스스로 다리 폭파를 검토했던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이제 러시아의 드론 폭격으로부터 수도의 혈맥을 방어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에 직면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