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러시아 공세 속 키이우 깜짝 방문한 獨 총리…"러 막아야 우리 안보 지킨다"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메르츠 총리 "향후 몇 주가 우크라이나 안보의 결정적 시기"
방산·에너지 임원 등 대동…장거리 무기·드론 등 2조원 추가 지원안 발표
양국 정상, 파손된 교량·과학아카데미 둘러보며 "야만적 공습 멈춰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어지는 가운데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오른쪽)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지난 9월 28일 러시아의 공습을 받은 국립과학아카데미 건물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어지는 가운데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오른쪽)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지난 9월 28일 러시아의 공습을 받은 국립과학아카데미 건물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러시아의 대규모 공세가 쏟아지는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대규모 추가 지원을 약속하며 흔들림 없는 연대를 과시했다.

메르츠 총리는 4일(현지시간) 아침 일찍 열차 편으로 수도 키이우에 도착했다. 전날 러시아가 키이우 체류 외국인과 외교관들에게 "대규모 보복 공격을 계속할 것이니 즉시 떠나라"라고 경고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방문이다.

메르츠 총리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를 통해 "향후 몇 주가 우크라이나에 가장 결정적인 시기"라며 "러시아를 막지 못한다면 그들의 전쟁 기계는 머지않아 우리를 향하게 될 것이다. 독일의 안보 역시 이번 전쟁의 결과에 달려 있다"라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사전 예고 없이 진행된 이번 방문에는 카타리나 라이헤 경제장관을 비롯해 독일 방산·에너지 분야 경영진 10명도 동행했다.

메르츠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총 13억 유로(약 2조원) 규모의 추가 지원안을 발표했다. 이 중 10억 유로(약 1조5000억 원)는 장거리 타격 무기와 요격 드론, 위성 기술 등 군사 지원에 쓰이며, 나머지 3억 5000만 유로(약 5300억 원)는 다가오는 겨울철 대비 발전소 및 전력망 복구에 투입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보 협력 및 무기 공동 조달 등을 골자로 한 15개 협정에 양국이 서명했다고 밝히며 "독일과 유럽 전체의 용기를 보여준 중요한 신호"라고 환영했다.

특히 양국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괴롭히고 있는 러시아 제트추진 드론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 생산 자금을 투입해 요격 드론 생산 속도를 높이기로 합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주 러시아가 900대의 제트추진 드론을 발사했지만 우리가 요격한 건 절반에 불과하다"라며 서방의 시급한 방공망 지원을 거듭 호소했다.

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지난달 공습으로 파손된 키이우 국립과학아카데미 현장을 함께 둘러봤다. 메르츠 총리는 피격 현장에서 "민간인을 향한 이런 야만적인 공격은 중단돼야 한다"라고 비판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메르츠 총리가 머무는 동안에도 키이우 도심에는 수차례 공습경보가 울렸으며 오전에는 러시아 드론이 드니프로강을 가로지르는 북부교를 다시 타격해 노면이 부서지고 2명이 부상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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