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감받고도 또 신청'…채무조정 재신청 올해 3만명 육박
올해들어 이미 작년 연간치 80% 넘어…전체 신청자도 매년 증가 '포용금융전략추진단' 동력 약화 지적도…당국 "연내 결과 발표 목표" 野이종욱 "반복 채무조정 도덕적 해이 유발…심사 강화해야"
'탕감받고도 또 신청'…채무조정 재신청 올해 3만명 육박
올해들어 이미 작년 연간치 80% 넘어…전체 신청자도 매년 증가
'포용금융전략추진단' 동력 약화 지적도…당국 "연내 결과 발표 목표"
野이종욱 "반복 채무조정 도덕적 해이 유발…심사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강류나 기자 = 정부가 '빚 탕감' 정책을 확대하는 가운데, 올해 들어 과거 채무조정을 받고도 또다시 신청한 사람이 3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채무조정을 받더라도 실효되거나 새로 빚을 지고 다시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서민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 채무조정 재신청, 올해들어 이미 작년 연간규모
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채무조정 재신청자는 2만7천864명으로, 지난해 전체 재신청자(3만3천718명)의 82.6%에 달했다.
신복위 채무조정은 4차례 이상 미납하는 등 약정이 실효된 경우 3개월이 지나면 재신청할 수 있다. 기존 채무를 모두 갚은 뒤 새로 채무가 발생한 경우에도 재신청이 가능하다.
연령별로 60대 이상 재신청자는 올해 8월까지 4천745명으로 지난해 연간 재신청자(5천99명)의 93.1%에 달했다.
40대와 50대 재신청자도 올해 1만5천750명이 재신청해 지난해 연간 재신청자(1만9천79명)의 82.6%였다.
청년층인 20대 이하와 30대 재신청자도 꾸준히 증가했다.
이들은 2022년 7천253명에서 2023년 8천751명, 2024년 8천762명, 지난해 9천540명으로 늘었다. 올해 재신청자는 7천369명으로 지난해 연간 인원의 77.2%였다.
◇ 전문가 "채무조정 외 소득 연계 프로그램 필요"
전문가들은 채무조정만으로는 경제적 자립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실질적인 소득 개선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언 발에 오줌 누기처럼 순간의 채무는 면했지만, 몇 달 지나 다시 생활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라며 "경기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아 채무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경원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도 "채무조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채무 감면과 함께 실질적으로 소득 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소득 연계 프로그램 등 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채무조정 제도가 정착하며 신청 자체가 늘어난 데다 실효 후 재신청 안내를 강화한 영향"이라며 "전체 신청자 증가 폭을 크게 상회하면서 재신청이 늘어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체 채무조정 신청자는 2022년 13만8천202명, 2023년 18만4천867명, 2024년 19만5천32명, 2025년 20만9천60명으로 해마다 늘었다. 채무조정 확정 인원도 2022년 12만1천95명에서 지난해 18만9천62명으로 증가했다.
이종욱 의원은 "반복적인 채무조정은 도덕적 해이를 키우고 성실 상환자에게 박탈감을 줄 수밖에 없다"며 "기존 채무조정 이행 여부와 신규 채무를 철저히 심사해 성실 상환자가 손해 본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용금융 추진단' 출범 후 소식 잠잠…동력 약화 우려도
한편 금융위는 지난 5월 '포용금융전략추진단'을 출범하고 금융사 내 '포용금융 최고책임자'(CIFO) 도입과 건전성 규제 합리화 등의 구상을 내놨다.
그러나 수개월째 중간발표나 세부 가이드라인은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이른바 '잔인한 금융'을 지적하며 포용금융을 주도한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사임한 데다, 이달 국정감사까지 앞두고 있어 포용금융 정책이 정부 우선순위에서 밀려 동력이 약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당국은 소분과별 회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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