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자 잡기 전에 공급 먼저 차단"... 마약 밀수·제조범 검거 34% 증가
국수본, 올 1~8월 174명 붙잡아
마약 거래대금 세탁도 수사 대상
올해 들어 경찰에 붙잡힌 마약류 밀수·제조 사범이 지난해보다 3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단순 투약자 단속을 넘어 해외 밀반입과 국내 유통망 등 공급 단계 차단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관계기관·해외 수사기관과의 공조도 확대할 방침이다.
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월 검거된 마약류 밀수·제조 사범은 17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0명보다 33.8% 급증했다. 판매 사범 역시 3186명에서 3396명으로 6.6%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마약사범은 9047명에서 9530명으로 5.3% 증가했으며 의료용 마약사범은 631명에서 706명으로 11.9% 늘었다.
경찰은 올해 초 이른바 '마약왕' 박왕열을 국내로 송환해 구속 송치한 것을 시작으로 단순 투약자보다 마약 공급사범을 검거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박씨는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현지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인물이다. 구매자로부터 대금을 받은 뒤 마약을 숨겨둔 장소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본격적으로 유행시켰으며, 지난 3월 3일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에게 임시인도를 요청한 뒤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은 박씨 사건 수사를 통해 필로폰 12.7㎏ 등 63억원 상당의 마약류와 범죄수익 86억3000만원을 특정했다.
박씨의 마약 공급책으로 지목된 최병민씨는 수사 과정에서 혐의가 포착돼 태국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현지에서 검거된 뒤 국내로 송환됐다. 이후 경찰은 서울청 가상자산 분석팀을 투입하고 국세청·금융위원회 등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분석해 41건의 추가 범죄 혐의를 확인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60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밝혀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여기에 서울청 마수대는 서울 강남구 병·의원을 수사해 의사를 포함한 23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5명을 구속했다. 4억5000만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보전하고 에토미데이트의 마약류 지정 등 제도 개선에도 기여했다. 울산청 마수대는 베트남에서 국내로 52차례에 걸쳐 마약류 57.8㎏과 엑스터시 401정을 밀수·유통한 조직 총책 등 21명을 검거해 15명을 구속했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마약 거래대금 세탁도 수사 대상이 됐다. 부산청 마수대는 미신고 불법 가상자산 거래대행소 6곳의 운영자 등 67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이 마약 거래대금을 세탁해준 것으로 보고 마약 유통 범행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형사사법체계 변화는 각 수사기관이 각각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협업 체계를 개선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마약류 사범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지금이 마약류 범죄 근절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는 각오로 관계기관들과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예지 기자




